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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K-반도체 미래 먹거리 ‘NPU’ 노리는 中… 기술·인재 유출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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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아톰 칩이 적용된 KT클라우드의 NPU./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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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한국 기업들이 신경망처리장치(NPU)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으로의 기술·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계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NPU 기업 엔지니어에 러브콜을 보내거나 핵심 기술을 빼내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와 설계자산(IP) 기업들이 중국계 기업으로의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나섰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최대 시장인 동시에 경쟁국이기도 하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 반도체 제재로 첨단 AI 반도체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AI용 데이터센터에 필수재가 된 엔비디아의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입이 막히면서 낮은 성능의 GPU를 수입해 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 일부 기업들은 GPU를 대체할 NPU를 직접 개발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아직 성능과 상용화 수준이 낮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 가운데 자체 개발 NPU 기술로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이 타깃이 되고 있다. 국내 최대 AI 팹리스 관계자는 “한국 NPU 기업들 중 상당수는 GPU를 대체할 AI 칩 개발 수준을 끌어올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수율·성능을 잡아나가고 있는 단계”라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가장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서 국내 IP 업체들로부터 NPU와 관련한 설계자산을 사들이는 등 한국 기술에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 9월 중국의 한 AI 반도체 개발 기업은 국내 대표 IP 기업 중 하나인 칩스앤미디어와 500만달러(약 73억원) 규모의 NPU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중국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중국이 한국의 NPU 기술을 탐내는 이유는 데이터센터용 학습용 AI 반도체를 비롯해 향후 다양한 디바이스에 NPU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오는 2026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될 IT 기기 50%에 NPU를 비롯한 AI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NPU 기술은 한국, 미국, 이스라엘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 NPU 기업들은 보안 수준을 강화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것 외에는 뾰족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법적 제도를 마련하며 기술·인재 유출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 수준의 NPU 기술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법이나 규제를 통해 해당 기술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잇달아 중국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드러나면서 업계의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18나노 D램 공정 정보를 2016년 무단 유출해 중국 창신메모리(CXMT)에 넘긴 혐의로 전직 삼성전자 부장이 재판을 받고 있고, 국회에서는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유출 시 벌금형 상한을 높이는 법(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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