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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코 풀었는데, 플라스틱이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콧속에서까지 발견됐다. 인류가 플라스틱을 남용한 데 따른 부작용이 이젠 당장 내 콧속까지 위협한 결과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특히 호흡기를 통해 경우 각종 질환을 악화시키는 등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중이다 .
미세플라스틱이 직접 인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세다. 미세플라스틱의 역습도 이제 먼 일이 아닌, 바로 코앞에 직면한 현실이다.
한 바닷가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조각.[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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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과 민현진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정진영 박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간 비강 조직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식별 및 특성 분석’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중앙대병원에서 코 수술을 받는 환자 중 연구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대상자를 선별해, 콧속 샘플을 채취했다. 그 결과 10개의 비강 샘플의 5가지 부위에서 총 390개에 이르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이하인 플라스틱을 말한다.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하지만 다수 연구에서 세포 손상 및 독성을 유발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 쓰레기.[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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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은 기존의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다. 인간이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환경에 유입됐다. 특히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부서지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생산된다.
민현진 교수는 “산업화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생성되거나 다양한 산업의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흡수될 가능성과 흡수된 이후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실제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지 않다. 코를 포함하는 호흡기에 미세 플라스틱이 유입될 경우에는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할 수 있다. 폐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등장했다.
바닷가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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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대기 중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들어와, 혈액 속에서 발견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인하대병원과 한국분석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성인 36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참여자 32명(88.9%)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혈액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될 경우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혈액 응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사람들은 염증과 관련한 단백질 수치가 올라갔고, 피가 응고되는 시간도 길어졌다.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을 넘어 생태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초미세 플라스틱이 수유를 통해 새끼에게 전달돼, 장기는 물론 뇌 조직에 축적된다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에서 서식하는 말똥게 [그린피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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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풍화된 미세 플라스틱은 니켈,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을 옮기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 플랑크톤이나 갑각류 등 소형 어류가 먹이로 오인해 섭취한다. 이후 먹이사슬 상위 단계인 어류와 해양 포유류로 전달돼,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다.
한편 인류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이 2022년에 비해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상은 좀처럼 매듭이 지어지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지난 2022년 3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막한 5차 협상 회의에서도 규제 조항에 대한 합의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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