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9 (목)

뇌파 분석해 졸음운전 경고하고, 에어택시로 오간다…모빌리티의 달라진 미래 [CES 2025]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리 목표는 단순히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겁니다.”

토요타자동차그룹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관련 미디어 행사에서 한 말이다. 7일 개막하는 CES에 참여한 다른 모빌리티 회사들도 인간의 몸과 마음 상태를 파악해, 편안한 이동을 돕는 ‘휴먼 테크’ 기술들을 주로 선보인다. 화려한 외형을 두른 미래 자동차, 자율주행 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강조해왔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앞 유리에 내비게이션…운전자 마음까지 읽는 기술



중앙일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5' 현장에 설치될 현대모비스 전시관의 모습을 미리 구현한 모습. 사진 현대모비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전면 유리창에 특수 광학 필름을 장착해 디스플레이처럼 활용하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근미래를 다룬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전면 유리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등 정보를 볼 수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독일 기업 자이스(ZEISS)와 공동 개발 중으로, 이르면 2027년 양산이 목표다.

운전자 뇌파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전에 도움을 주는 엠브레인(M.Brain) 기술도 선보인다. 졸음운전을 하진 않는지, 주의력이 떨어지진 않는지 등을 확인해 차량 내 경고등과 시트의 진동 등으로 알려준다.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역시 ‘운전자의 마음’을 돌보는 기술이다. 기분과 상황에 맞춰 조명을 바꿔주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으로, 운전자 스트레스나 멀미 등을 낮춰주는 환경을 만들어 줄수도 있고, 자외선 살균 조명으로 위생까지 챙길 수 있다.

중앙일보

CES 2025에서 공개되는 LG전자의 인캐빈 센싱 기술. 사진 LG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장 사업에 힘을 쏟아온 LG전자 전시관에서도 휴먼테크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운전자와 차량 안 상황을 감지하는 AI 기반 ‘인캐빈 센싱’ 기술이다. 운전자가 차에 타면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얼굴 표정과 심박수, 시선과 머리 움직임 등을 감지해 디스플레이로 표시해주거나 적절한 경고를 보낸다. 운전자 건강 상태에 따라 발생할 대형사고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외국어로 표기된 도로 표지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보여주기도 한다.



자동차 대신 미래 도시, 에너지 비전 발표



중앙일보

6일(현지시간) 'CES 2025'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에서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우븐시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날 아키오 회장은 "우븐시티 1단계 건설이 공식 완료됐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ES에 참가한 자동차 회사 중 수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나는 곳은 토요타와 볼보 두 회사였다. 그러나, 이들의 발표에서 자동차는 주연이 아니었다. 이들은 스마트 모빌리티를 구현할 미래 도시, 친환경 비전 등을 강조했다. 5년 전 CES에서 스마트 도시 ‘우븐시티’ 계획을 발표했던 아키오 회장은 이날 무대에 직접 올라 “토요타라는 이름을 들으면 ‘미래의 프로토타입 도시’를 먼저 떠올리진 않을 것”이라며 “5년전, 저는 지금과 똑같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토요타가 그런 도시를 건설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우븐시티의 1단계 건설이 공식적으로 완료 됐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우븐시티는 후지산 인근인 시즈오카현에 토요타가 건설 중인 미래 도시다. 도시내 모든 이동수단이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어두운 밤 귀가길을 드론·로봇 등이 보호해주며, 조비 에비에이션이 제작한 에어택시를 통해 교통 체증 없이 도쿄를 오갈 수 있다. 또 티셔츠 접기 같은 일상적 활동을 대신할 로봇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아키오 회장은 “우븐시티를 모빌리티를 위한 실험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주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해 인구가 2000명 정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보그룹 마틴 룬드스테드 CEO는 CES 개막 이틀차인 8일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지속 가능한 교통과 미래 모빌리티를 주제로 전기차 및 수소 기술, 디지털 물류 혁신과 ‘넷제로’(NetZero·탄소중립)에 대한 실현 계획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볼보는 2040년까지 완전한 탄소 중립 실현과 향후 재생 에너지 기반 차량의 생산 확대, 수소 트럭 개발 가속화 등의 목표를 꾸준히 제시해 왔다.



“자율주행을 넘어 편의성의 시대”



이번 CES에 최첨단 콘셉트카 공개가 줄어들고 대신 휴먼테크, 미래 도시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 이슈들이 부각되는게 우연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CES’의 C는 ‘consumer’가 아닌 ‘car’”란 말이 나오기 시작한게 2010년대 중반의 일.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새로운 제품들이 이목을 끌면서 모빌리티가 CES의 중심에 선지 10여년이 흘렀다는 의미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항상 자율주행이 테마였는데 이젠 관련 기술에 사람들도 익숙해졌고, 거의 완성 단계라 새롭지도 않다”며 “그래서 올해는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모빌리티 기술들이 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현대모비스가 독일 자이스사와 공동 개발 중인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의 모습. 사진 현대모비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형 전기차, 플라잉카…일본·중국 미래 모빌리티 대거 공개

한편 일본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다양한 전기차를 공개한다. 혼다는 새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라인업 ‘제로(0) 시리즈’의 시제품을 전시하고, 소니와 함께 개발해 올해 출시를 앞둔 전기차 세단 ‘아필라 1’도 선보인다.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산하 브랜드 ‘지커’의 새 전기차 3종을 한꺼번에 전시한다. 5명을 수송할 수 있는 고급형 다목적차량(MPV) 등이 포함됐다. 또 중국의 샤오펑도 자회사에서 만든 플라잉카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LAC)를 선보인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드론과 차량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내년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