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승일, 완공 앞두고 지난해 9월 별세
진료실 등 병원 내부 모습도 공개
가수 션이 루게릭 요양병원 '승일희망요양병원' 준공 소식을 전하고 있다.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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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말 착공한 루게릭 요양병원 ‘승일희망요양병원’이 준공됐다고 가수 션이 5일 밝혔다.
션은 이날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에 올린 영상에서 “제 친구 고(故) 박승일 공동대표와 저의 꿈이었던 국내 최초, 아니 세계 최초 루게릭 요양병원”이라며 승일희망요양병원이 준공됐다고 밝혔다. 션은 “조사했는데 전 세계에 단 하나도 없는 아주 특별한 병원”이라고 했다.
앞서 션은 2011년 루게릭병을 앓던 농구 선수 출신 박승일과 비영리재단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했다. 션은 박승일의 꿈이었던 루게릭 요양병원 설립을 위해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각종 모금 활동을 진행해 203억원을 모았고, 2023년 12월 239억원 규모로 루게릭 요양병원을 착공시켰다.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는 완공을 앞두고 작년 9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같은 해 11월 승일희망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루게릭 요양병원 공식 명칭이 승일희망요양병원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승일희망재단 설립자인 루게릭병 환우 박승일 한 사람의 꿈으로 시작된 요양병원 건립의 의미와 취지를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며 “보건복지부로부터 중증근육성 희귀질환자를 위한 승일희망요양병원으로 병원 명칭 승인을 받았다”고 했다.
가수 션과 농구선수 출신 고(故) 박승일.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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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상에는 고인의 친누나인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상임 이사와 고재춘 승일희망재단 사무국장도 등장했다.
세 사람은 병원 외부 모습부터 내부 로비, 강당, 입원실 등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특별 설계된 병원 공간을 자세히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병원 창문은 환자들이 내부 침대에서도 밖을 볼 수 있도록 낮은 위치에 크게 설치됐다. 또 환자들이 침대에 누운 채 병원을 드나들 수 있도록 출입문의 턱을 없애고 폭을 넓혔으며, 투병 중에도 바깥을 느낄 수 있도록 야외와 옥상에 마련된 정원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박 이사는 진료실과 처치실을 소개하며 “의료진이 와서 보고는 이렇게 넓은 공간에서 일해본 적 없다고 깜짝 놀라더라”라며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너무 좋다는 이야기도 해줬다”고 했다.
병원 로비 한쪽에는 ‘기부 벽’도 설치될 계획이다. 박 이사는 “35만명 이상이 기부하고, 캠페인에 참여해 주신 덕에 이 공간이 완성돼서 (기부 벽을) 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승일희망요양병원 외관.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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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일희망요양병원 내부 모습.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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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은 이날 고인과의 첫 만남을 언급하기도 했다. 션은 “우연히 승일이가 쓴 책을 읽게 됐는데, 책에 승일이의 꿈이 ‘국내 최초 루게릭 요양병원’이라고 쓰여 있었다”며 “마침 어딘가 꼭 필요한 일에 쓰려고 1억 정도를 저금해 둔 게 있었다.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그 참에 ‘이 친구의 꿈에 이 돈이 전달되는 게 맞겠다’ 싶어서 1억원 수표를 끊어서 박승일 대표를 찾아갔다”고 했다.
승일희망요양병원은 내부 인테리어까지 마친 뒤 오는 3월 개원할 예정이다. 션은 “승일이가 22년 동안 꿈꿔왔던 병원”이라며 “완공된 걸 못 보고 하늘나라로 가서 매우 아쉽다”고 했다. 박 이사는 “동생이 다 보고 가지는 못했지만, 동생이 뿌린 씨앗을 통해서 많은 분이 이곳에서 힘을 얻게 될 거라는 것 때문에 감사해하고 있다”고 했다.
연세대 출신의 장신 농구 선수였던 박승일은 1994년 기아차 농구단에 입단했다. 그는 미국에서 농구 유학 중이던 2002년 현대모비스 코치로 국내로 복귀했지만 루게릭병 판정을 받고 투병해 왔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없어지는 희소 질환이다. 병이 진행되면 몸이 완전히 굳고, 결국 호흡근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치료법은 물론, 발병 기전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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