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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국방과 무기

테슬라 트럭 폭발 용의자도 특수부대원... 테러범 된 美 파병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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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구에서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이 폭발해 한 명이 사망했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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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일어난 차량 테러 용의자가 전직 군인으로 드러난 가운데,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차량 폭발 사건 용의자 역시 현직 군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둘 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파견된 경력이 있는 이들로, 미국에선 파병 경험이 있는 군인들의 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2001년 9·11 테러 이후 20년간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 작전과 전쟁에 파견됐던 군인들 중 일부가 퇴역 후 범죄를 저지르거나 전쟁 후유증으로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하면서, 미국 사회의 명예였던 이들이 동시에 짐도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 트럭’ 운전석에 있던 용의자는 미 육군 특수부대(그린베레) 소속 현역인 매슈 리벨스버거(37)로 밝혀졌다. 당시 차량 안의 폭발 물질이 터지며 인근 7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리벨스버거는 폭발 전 권총으로 머리를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사 결과 2006년부터 군 복무 중인 리벨스버거는 우크라이나, 타지키스탄, 조지아, 콩고, 독일 등 해외 파병 경험이 많았고 전쟁 중이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두 차례 복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뉴올리언스의 무차별 차량 테러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42) 역시 10년간 육군으로 복무한 전직 군인으로 그 역시 아프가니스탄에 약 1년간 파병된 전력이 있다. 그는 도주 중 경찰에 총기를 난사하다 사살됐는데, 차량에는 사제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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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 라스베이거스 입구 앞에서 폭발한 후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차량이 인근 도로를 막고 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한 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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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는 이날 “현재로서는 두 사건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군인 출신이라는 공통점만 빼면 개별 사건이라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차량 폭발은 사실상 자살 사건으로, IS(이슬람국가)와의 연계 가능성이 제기됐던 뉴올리언스 차량 테러 사건은 IS에 영감을 받은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23~2024년 기준 미국의 현역 군인은 약 129만명이다. 퇴역한 군인은 약 1800만명으로 미국 성인 인구의 약 6%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걸프전(1990~1991년) 이후 이라크전(2003~2011년)과 아프가니스탄전(2001~2021년) 등 수십 년간 다수의 해외 군사 작전과 전쟁에 참여했다.

문제는 미국에서 존중받는 이 ‘제복 영웅’들 중 일부가 전쟁의 참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겪으며 지역사회에 다양한 부작용을 끼치고 있다는 데 있다. 총기와 폭발물 등 무기에 익숙한 이들이 치명적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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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진영


2012년 이라크 참전 경험이 있던 전직 해병대원 이츠코아틀 오캄포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한 달간 노숙자 4명을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퇴역 후 극도의 정신 불안과 사회 부적응, 알코올 중독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고 구치소에서 자살했다. 2016년엔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력이 있는 미카 존슨은 텍사스 댈러스에서 경찰에 의해 흑인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있던 날 “백인 경찰관을 죽이고 싶다”며 경찰관 5명을 총으로 저격해 살해하고 민간인까지 부상을 입혔다. 2018년에도 베트남 참전으로 훈장까지 받은 경력이 있는 74세 프레더릭 홉킨스가 자신의 아들의 성폭행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한 경찰관들을 장거리 저격해 2명을 살해하고, 5명을 부상 입힌 사건이 있었다.

정신 불안, 폭력 성향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노숙자로 전락하는 사례도 상당수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에 따르면 2009년 전체 노숙자 중 26%(약 16만9000명)가 전직 군인이었을 정도였다. 뉴올리언스 테러범 역시 두 차례 이혼으로 가족과 관계가 단절되고 카드 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몰락한 경우였다. 미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지원 프로그램 덕에 2024년 노숙자 중 전직 군인 비율은 7%(약 3만2882명)로 감소한 상태다.

퇴역 군인들은 자살률도 높다. 미 재향군인부(VA)가 2014~2018년 통계를 취합한 결과 매일 전직 군인 약 1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간 6000명이 넘는 전직 군인이 자살한 것으로, 민간인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알코올과 약물 남용도 심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퇴역 군인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재향군인부의 연간 예산은 약 3000억달러(약 441조원)로, 이 중 상당 부분이 퇴역 군인들의 심리 치료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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