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북 펍(Book Pumb)' '드렁큰 정글', 칵테일이나 맥주, 위스키를 마시면서 현직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사장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을 수 있다./드렁큰정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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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 바람이 불면서 개성 있는 독립 서점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2일 나타났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통계를 보면, 2019년 551개였던 독립 서점이 2023년 884개로 60% 늘어났다.
서울 합정역 인근엔 ‘드렁큰 정글’이라는 술집 겸 서점이 있다. 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다고 해서 ‘책맥서점’이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같은 젊은 작가들의 소설 이름을 딴 칵테일도 인기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건형(36)씨는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2023)라는 평론집을 출판한 현직 문학평론가다. 김씨는 “글을 쓰고 읽으면서 정을 나누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했다. 실제 김씨는 손님들에게 ‘책과 어울리는 술’ 또는 ‘술과 어울리는 책’을 소개해 준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독립 서점은 주택가에 있는 ‘소수 예약제 서점’이다. 서점에 들어가려면 시간권 예매가 필수다. 1~2명만 입장 가능한 프라이빗(Private) 책방을 표방한다. 지난 1일 본지가 찾은 서점 내부에는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H마트에서 울다(미셸 자우너)’ 등 MZ 세대에게 인기 있는 책들이 놓여 있었다. 이 서점은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공간으로 꾸몄다. 재즈가 나지막하게 흐르는 가운데 노란색 조명이 서점 곳곳의 책상과 탁자를 비추고 있었다. 방문자는 푹신한 소파 등 어디든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는 단순히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행위 이상의 ‘독서 경험’을 바라고 있고, 이 욕구를 충족시켜 줄 공간이 탄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카페나 미술관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고양이·음악·여행·영화·추리소설 등 특정 주제에 특화된 소규모 독립 서점들을 찾아다닐 만큼 젊은 세대의 독서 취향이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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