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이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최고령자인 배모(78)씨 일가족이 키우던 반려견이다.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 살던 배씨 일가족 9명은 지난달 25일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으로 성탄 연휴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인 지난달 31일 본지가 영광에서 발견한 푸딩이는 마을 어귀에 우두커니 서서 돌아오지 않는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귀를 쫑긋거리고, 배씨가 생전 자주 찾은 마을 회관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 마을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동물권 단체 케어는 지난 1일 영광 현지로 가서 푸딩이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케어 측은 “마을 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는 푸딩이를 만났다”며 “우리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렸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딩이는 자기가 찾는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바로 도망갔다고 한다.
케어 측은 푸딩이가 목줄 없이 방치되고 있었던 점과 구조 당시 토사물에서 김치, 닭뼈 등이 나온 점을 고려해 푸딩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푸딩이는 보호소로 가는 차 안에서도 제대로 밥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서울 도착 후 한 동물병원에 입원해 검진을 받았고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케어 측은 유족과 협의해 향후 보호자가 정해질 때까지 푸딩이를 서울 강남구의 한 활동가 집에 임시 보호하기로 했다. 케어 측은 “주말 유족들과 만나 입양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족들도 입양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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