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닐슨아이큐 이커머스 부문 대표 “한국 인구 줄어드니 글로벌 확장은 필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의 앤드루 크리에지스 이커머스 부문 대표는 최근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소비재 매출의 38%가 이커머스에서 나오는 데다, 4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하는 놀라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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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은 유통업 분야 중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전장(戰場)으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신세계·롯데와 같은 전통적인 대기업뿐 아니라 쿠팡·네이버 등 플랫폼사들이 시장을 쟁탈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최근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통하는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들까지 파격 할인 앞세우면서 한국 시장 내 출혈 경쟁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무한경쟁 격전지가 되고 있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자는 누가될까. WEEKLY BIZ는 세계 최대 소비재 분야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아이큐(NIQ)의 앤드루 크리에지스 이커머스 부문 대표를 만나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미래를 물었다.
◇韓, 중장년까지 이커머스 단골
-첫 방한이라고 들었다. 방한 계기는.
“한국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갖는 독보적인 위치 때문에 직접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을 만나고 싶었다. 한국은 모든 소비재의 38%가량이 전자상거래로 이뤄지는 독특한 나라다. 중국(40%)과 함께 이커머스 이용 비율로 따져 아시아 1·2위를 다투고 있고(뒤이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16%, 대만 12% 등)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다.”
그래픽=김의균 |
-한국 이커머스 시장만의 특징은.
“중장년의 이커머스 사용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 4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이커머스는 일반적으로 모바일 사용이 능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요 고객층인데 한국은 완전히 예외다. 미국만 해도 50대가 되면 온라인 구매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고 유럽도 비슷하다. 그런데 한국에선 구매력이 가장 높은 중년층이 이커머스에 능숙하다 보니, 이커머스 기업 입장에서 한국은 가장 선진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점점 다양해지는 구매 채널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트렌드는.
“가장 큰 트렌드는 구매 채널이 다변화됐다는 점이다. 최근 전통 유통업체와 아마존과 같은 전문 이커머스 기업에 이어 유튜브·틱톡 등 소셜미디어들마저 새로운 이커머스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각종 소셜미디어들은 동영상에 나온 제품의 구매 링크를 걸어놓는 등 쇼핑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또 다른 트렌드를 꼽자면.
“동양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서양으로 넘어오면서 시장 구조도 재편되고 있다. 알테쉬는 미국과 서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인 틱톡도 인플루언서를 앞세워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이커머스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브랜드가 아니라 인플루언서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트렌드도 생겨났다.”
◇중국에 맞설 韓 기업 전략
-중국계 이커머스의 성공 요인은.
“(적어도 한국에선) 배송 속도는 확실히 아니다. 첫째는 가격이다. 그들은 중국에서 직배송을 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업체의 마진을 아낄 수 있다. 둘째는 쇼핑 경험의 혁신이다. 테무에서 물건을 살 때는 단순히 제품 목록과 리뷰를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뽑기’를 통해 운에 따라 높은 할인율을 누리는 등 쇼핑 자체가 일종의 놀이가 돼버렸다.”
-이들의 성공은 계속될까.
“최근 중국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중국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I 판매원’ 서비스까지 개발하고 있었다. 가령, AI 판매원을 ‘운동과 건강식을 좋아하는 남자’로 설정해두면, AI가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개인화와 맞춤형 혁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알테쉬와 맞서야 할까.
“전통적인 유통 기업들은 ‘옴니채널(소비자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전략을 취해야 한다. 테무나 틱톡은 현지에 매장이 없다. 그러니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구성을 온라인 못지않게 늘리고, 즉시 픽업도 가능하게 하는 등 편리성을 강화하면 이들과의 차별화가 가능하다. 물론 기존의 ‘빠른 배송’도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의 80~90%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구매를 한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해 전망하자면.
“한국은 인구가 줄고 있다. 앞으로 판매 채널을 늘리고,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브랜드들이 많다.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이런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확장에 나설 경우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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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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