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지자체, 항공사까지 모두 안전운항 책임감 느껴야
제주항공여객기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오후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서 한 아이가 희생된 3세 아동에게 장난감 자동차를 선물한 후 손인사를 하고 있다. /무안=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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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황준익·이한림·이중삼·공미나·장혜승·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조소현·문화영·김해인·황지향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우지수 기자] 푸른 뱀의 해, 을사년 새해가 밝은 한 주였습니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리면서 추모 분위기 속에 보낸 주이기도 했죠.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여파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항공업계는 경각심 깃든 목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기업과 정부기관까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죠. 원인 규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업계가 미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주목됩니다.
다음은 재계 소식인데요. LG가(家) 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아내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에게 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 관련 미공개 중요 정보를 제공하고 부당이익을 취하게 했다는 의속에섭니다.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새해부터 상승한 물가 소식입니다. 식음료는 물론 생활용품 가격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 '제주항공 참사' 원인 규명 장기화...음성기록장치 녹취록·비행기록장치 미국行
-항공업계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항공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보이네요.
-그렇습니다. 사고 개요부터 설명하면 이날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보잉 737-800 기종인 제주항공 2216편이 착륙을 하던 중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설치된 콘크리트 소재 둔덕을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항공기에는 175명 승객과 6명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는데요. 승객은 전원 사망하고, 승무원 2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건가요?
-국토교통부 발표 등에 따르면 당일 오전 8시 57분 관제탑은 여객기에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경고했습니다. 근데 2분 뒤 1차 착륙을 시도하던 중 조종사는 메이데이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조류 충돌 경고 2분 만에 비상 상황임을 선언한 것인데요. 이후 복행(다시 이륙)을 시도했고 2차 착륙 시도 중 동체 착륙을 하다 둔덕에 부딪혀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조류 충돌이 랜딩기어 미작동 원인으로 꼽히는 듯한데요. 전문가 견해는 어떤가요?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겠습니다만 우선 조류 충돌로 유압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랜딩기어에 이상이 생겨 동체 착륙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랜딩기어의 경우 전기나 수동으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피해를 키웠다고 지목된 로컬라이저와 관련해서는 잘 부서져야 하는데 딱딱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당초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가 모호한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전 사고 잔해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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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1위였던 제주항공 역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네요.
-참사 발생 당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언론 브리핑을 진행한 뒤 무안공항 현장으로 가 유족을 만나 고개를 숙였습니다. 제주항공 모기업 애경그룹 역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제주항공은 유족에게 긴급 생활비를 지급하고, 보험사를 통해 배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사 이후 빡빡한 스케줄 등 무리한 운항률이 지적되면서 동계 기간 운항량을 줄인다고도 했습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죠? 안타까운 사건에 많은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요.
-사고조사위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수일 내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조사관들은 항공기에 있던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 등 블랙박스를 확보했습니다. 음성기록장치는 조종실 내에서 관제기관과의 교신 내용을 기록한 장치입니다. 음성파일 전환이 끝나 녹취록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행기록장치입니다. 일부 부품이 파손돼 미국으로 옮겨집니다. 최소 수개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경찰도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며 원인 규명에 나섰죠?
-전남경찰청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를 꾸린 뒤 사망자 신원 확인 등 작업을 벌인 바 있습니다. 지난 2일부터는 무안공항 담당 부서 사무실과 관제탑,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사고 원인 조사를 벌이면서 로컬라이저 불법성 등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국토부의 다소 모호한 해명이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재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 공항공사, 항공업계 등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은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항공 역사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이번 참사에 국토부와 지자체, 항공사까지 모두 안전운항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LCC, 그리고 최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대한항공까지 지나칠 정도의 안전성을 확보해야겠습니다. 국토부와 지자체, 공항공사 등도 로컬라이저 논란 등 규정 정비나 시설 재점검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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