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7 (화)

尹 체포영장 이르면 오늘 집행...관저 앞 지지자들 “몸으로 저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며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체포영장 발부 사흘째에 접어든 만큼, 이르면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관저 앞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맨몸으로라도 막겠다”며 사실상 ‘결사항전’을 예고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2일 오전 7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는 약 35m 길이의 폴리스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다. 라인 안쪽과 바깥쪽에서 각각 경호처 직원과 사복경찰 10여 명이 폴리스라인을 지키고 서 있었다.

관저 정문이 위치한 인도 양옆 명봉빌딩부터 한남초등학교 사이 약 500m 거리에는 수십명의 사복경찰과 제복경찰이 뒤섞여 배치됐다. 기동대 버스 수십 대가 정차해 있고, 유사시를 대비해 관저 양옆 육교와 곳곳에는 폴리스라인도 대기 중이다.

지난 밤 관저 앞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 50여명이 꼬박 밤을 새웠다. 물과 음식을 서로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 한 중년 남성은 “어제(1일) 오전 3시에 충남 천안에서 올라와 집회 현장을 지킨 지 24시간이 되어간다”면서 “체력이 되는 한 최소 금요일까지는 버텨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관저 앞에서 본지 기자와 만난 회사원 이지현(32)씨는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 대행의 대행 체제까지 오는 등 사실상 무정부상태”라며 “이 나라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주민 최모(73)씨는 “탄핵을 남발하는 야당이 내란세력이자 반국가세력”이라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라도 막겠다”고 했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의 자필 서명이 담긴 편지가 공개되며 관저 앞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속속 결집하고 있다. 대학생 윤모(24)씨는 “어제 공개된 대통령 편지를 보고 관저 앞으로 나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어제(1일) 오후 10시 30분쯤 경기도 본가에서 출발해 관저 앞에서 꼬박 밤을 샜다”고 했다.

조선일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 앞에 설치된 폴리스라인. /이민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날 자필 서명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에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관저 앞을 방문하자 지지자들은 윤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쓴 편지.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아침부터 한남동 관저 앞으로는 집회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오전 11시 45분쯤 용산구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앞에서는 신자유연대 집회가 진행 중이었다. 사회자가 “여러분! 저들이 체포조를 끌고 출발했답니다. 오늘은 여기서 죽는 날입니다!”라고 외치자, 집회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들은 관저 앞 2개 차로와 인도 약 200m를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여러 친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공수처가 지금 막 체포조를 이끌고 출발했다’는 공지가 퍼지기도 했으나, 이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드러났다. 하지만 해당 소식이 시위대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심하게 동요하거나 술렁거리는 이들도 보였다.

한편, 윤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들도 관저 앞으로 집결하며 양측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44분쯤 한 친윤 집회 참가자가 반대 측 집회 참가자의 안경을 손으로 치며 시비를 걸자, 반윤 집회 참가자가 친윤 집회 참가자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맞섰다. 오후 12시쯤에는 친윤 집회 참가자인 한 20대 남성이 반윤 측 50대 남성을 도로 위로 밀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조선일보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수처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실제로 집행할 경우, 지지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사람들 역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한다는 방침이라, 양측 간 충돌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앞서 윤석열퇴진운동비상본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은 윤 대통령에 맞서 ‘내란 수괴에 대한 체포 투쟁을 벌이겠다’며 관저 진입을 예고한 상태다.

민노총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에 직접 나서겠다”며 “1월 3일까지 전국의 조합원들을 한남동 관저로 집결시킬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저 주변의 기동대 인원을 늘려 통제를 강화하고, 관저 진입로 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고유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