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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복합위기·불확실성 최고조, 기업마다 ‘신용등급 하방압력’ 커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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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완성차들이 선박에 실리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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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대내외 위기 요인이 중첩되면서 새해 실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과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등급 조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국고채 금리에 견준 회사채 금리의 스프레드(금리차)는 일찌감치 확대되고 있다.



1일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이 최근 낸 보고서를 보면, 3대 신평사 모두 올해 국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등급이 하향조정될 압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우량 등급을 받은 기업 수와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현재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 467곳(한국기업평가 기준) 중 AA등급 기업이 전체의 32%로 비중이 가장 크다. 투기등급 바로 윗 등급인 BBB 등급 기업은 13%다.



한신평은 지난달 내놓은 ‘2025년 총 27개 산업(기업+금융) 전망’ 보고서에서 업황은 ‘중립적’ 14개, ‘우호적’ 1개, ‘비우호적’ 12개(기업 6개, 금융 6개)를, 신용 전망은 ‘안정적’ 16개, ‘긍정적’ 3개, ‘부정적’ 8개를 꼽았다. 전반적으로 등급 상향 조정 후보보다 하향 조정 후보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한신평은 “석유화학·건설·유통·2차전지·증권·캐피탈·저축은행·부동산신탁산업의 업황이 비우호적이며, 이는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22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신용등급 전망 보고서를 펴냈다. 이 중 ‘부정’ 평가를 받은 업종이 6개다. 2차전지, 건설, 석유화학, 시멘트, 레미콘이 여기에 속한다. ‘중립’ 평가는 15개 업종이며, ‘긍정’ 평가는 조선업이 유일했다. 지난해 긍정 평가를 받은 자동차와 기계·방산 업종이 올해엔 중립으로, 시멘트·레미콘은 중립에서 ‘부정’으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기평은 “내수 부진, 수출 성장 둔화 속에 전반적인 등급 하향 우위 기조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도 “2024년 11월까지 신용등급 상향 회사는 13개, 하향된 곳은 17개로 하향 기조가 우세했다. 2025년에는 등급 하방 압력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건설·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큰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경제성장 둔화에 대응할 재무 역량이 취약한 투기등급 업체일수록 등급 하방 압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이 기관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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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등급 재평가 기간이 3개월가량 남았지만, 시장에선 이미 이런 ‘신용 하방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도 차이가 반영되는 ‘회사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가장 안정적인 채권인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를 뜻한다. 신용 위험이 커질수록 금리 스프레드는 커진다.



구체적으로 3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회사채(무보증 AA- 등급 기준) 차이는 지난해 6월 초 0.42%포인트였으나 이후 꾸준히 확대돼 지난해 12월31일에는 0.68%포인트에 이른다. AA+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도 같은 기간 0.33%포인트에서 0.61%포인트로 커졌다. 특히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지난해 4월 말 이후 국고채 금리가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는 와중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그만큼 투자자들 간 채권의 우량 정도에 따라 투자 쏠림이 크다는 뜻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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