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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정부, 작년 세수 부족에 '한은 마통' 173조원 썼다..이자 부담만 209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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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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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해 세수 부족으로 한국은행에서 170조원 넘는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은에 낸 이자비용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한은에서 총 173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지난해 말 누적 대출 규모는 관련 통계가 나온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대인 2023년의 117조6000억원보다는 47% 많은 액수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유사하다.

정부가 이를 많이 사용할수록 돈을 쓸 곳(세출)에 비해 걷은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 10월 10차례에 걸쳐 총 15조4000억원을 빌린 데 이어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에도 각 2조5000억원씩 이틀간 총 5조원을 더 빌렸다. 과거 전례와 비교할 때 연말에 가까운 10~12월 중의 일시 차입은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정부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빌린 173조원 중 172조원을 상환해 아직 갚지 않은 잔액도 1조원 남겨둔 상태다.

지난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2092억원에 달한 것으로 산출됐다. 역시 2023년 연간 이자액(1506억원)을 크게 웃돌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일시 대출 이자율은 지난해 1·4분기 3.623%에서 2·4분기 3.563%, 3·4분기 3.543%, 4·4분기 3.302% 등으로 점차 하락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차입금이 기조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정부와 논의하고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로도 기조적인 일시 차입 흐름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임 의원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대출 받는 일시 차입이 감세 정책과 경기 둔화로 인해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년간 86조원의 세수 결손으로 인한 일시 차입 증가가 통화량 증대로 물가를 자극하고 2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발생시켰다"며 "이를 타개할 재정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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