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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고려아연vs영풍·MBK, 주총 앞두고 '집중투표제'로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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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3일 임시주주총회

고려아연 측 안건 중 집중투표제 도입 관련 안건에

MBK·영풍, 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

고려아연 "과도한 법적 조치…여론 호도 멈춰야"

아시아투데이

고려아연 온산 제련소./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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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지선 기자 = 고려아연 경영진과 영풍·MBK연합의 경영권 분쟁 분수령이 될 주주총회를 20여 일 앞두고, 양측이 '집중투표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풍과 MBK연합 측은 고려아연이 제시한 집중 투표제 등에 반대하면서 해당 의안 상정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고려아연 측은 적법한 의안이라고 맞서면서다.

영풍 측이 고려아연에 대해 낸 가처분 신청은 이번이 4번째다. 첫 두 차례는 기각됐고, 세번째는 영풍 측에서 취하했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치를 반복적으로 제기하며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내놨다. 양측이 여론전을 통해 팽팽히 맞서면서 주주총회에서의 표대결 양상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MBK 연합이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집중투표제에 대해 의안상정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 "과한 가처분 신청으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MBK연합은 전날 고려아연을 상대로 4번째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상정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게 골자다.

앞선 1·2차 가처분신청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중단하라는 취지였으나 모두 기각됐고, 3차 가처분신청은 최 회장의 자사주 처분 금지에 대한 내용으로 스스로 취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지난 공개매수 과정에서 MBK·영풍 측은 2차례의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에 의해 모두 기각됐고, 최근에도 대차거래 등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은 허위사실에 기반해 아무런 근거 없이 무리하게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여론플레이를 하다가 각하, 기각 가능성이 커지자 급히 가처분을 취하했다"며 "이번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부분 또한 적법한 행위지만 이사회 장악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BK연합이 재차 가처분을 낸 이유는 고려아연 측의 안건으로 경영권 확보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장형진 영풍 고문을 포함해 13명으로, MBK·영풍은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14명의 이사 추가 선임안을 내놓은 바 있다. 만약 집중투표제가 실시되면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이 늘어나면서 이사회 장악은 어려워질 수 있다. 기존대로라면 1인당 1표만을 행사해야해 주식수가 많은 MBK·영풍 측이 유리하지만, 집중투표제를 실시하면 소액주주들에게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이 보장돼 특정 이사에게 표결을 집중할 수 있어서다.

영풍·MBK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조건으로 해당 임시주주총회에서 바로 연이어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진을 선임하고자 하는 방식은 자본시장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며 "임시주주총회 날짜 역시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집중투표제 방식 이사선임 의안을 상정하지 못하게 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주주 제안)'과 이 안건의 가결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 청구의 건' 모두 법적으로나 절차적인 문제가 없다는 게 법조계 판단"이라며 "상장 회사가 정관에서 집중투표를 배제하고 있는 경우에도 주주가 회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제안하는 것은 상법상 적법한 행위"라고 맞섰다.

실제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도 주주총회 결의 효력이 결의 당시에 발생하는 것을 원칙이라고 본 바 있다. 따라서 정관 변경 안건 가결이 이뤄지면 집중투표제 안건을 상정하고 적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집중투표제는 MBK가 지속해서 강조한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며 "이사회 장악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집중투표제 도입과 적용을 반대할 게 아니라,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자신들의 '명분'에 합당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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