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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정치가 더는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정치에 속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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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이 벌어졌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소식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유족들의 슬픔을 감히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위로의 말조차 꺼내기 힘든 상황이다.

2024년 12월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계엄 사태라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고 탄핵 정국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상상할 수도 없는 참사까지.

12월 한 달 우리 정치가 보여준 모습을 복기해보자.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선포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뒤이어 시작된 수사에 불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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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내수경기활성화 민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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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까지 통과시켰다. 그 과정에서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면서도 탄핵소추 땐 총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친 여당은 권한대행이 법률안 거부권은 행사해야 하지만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권은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금 대한민국 국정은 대행의 대행 혹은 대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헌법재판소는 3명이 부족한 6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많은 국민의 눈에 여야는 혼란스러운 현 정국을 해결하기보다는 이해관계에 매인 주장들을 내놓으며 상황을 악화시키는 모습이었다.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추가하는 행태가 한층 심해져 마치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는 듯하다.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을 둘러싼 대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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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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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중에 벌어진 국가적인 비극 앞에서 여야는 국민을 더는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자중하고 상식 위에 올라서서 최소한의 정치력을 발휘해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 안정을 부여해야 한다.

또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지금 여야가 할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시작도 못 한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를 당장 출범시켜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참사를 수습하는 일 앞에서 도대체 무엇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 정치가 더는 국정에, 사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이상훈 MB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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