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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가자 북부 마지막 병원까지 공격…의료진 등 240여명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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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주장하며 체포

WHO, 환자 긴급 이송 시작

경향신문

남쪽 가자시티로 환자 이송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급차들이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북부 카말아드완 병원에서 환자들을 싣고 남쪽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으로 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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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이던 병원조차 공격해 의료진 등 240여명을 구금하면서 병원 운영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석 달째 포위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는 완전히 의료공백 상태에 놓였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 있는 카말아드완 병원에 진입해 병원장을 포함해 의료진 등 240여명을 체포했다. 이날 공격으로 병원 일부 건물이 파손되고 화재까지 발생해 응급실과 수술실 등이 전소됐고, 병원 운영은 중단됐다.

이스라엘군은 병원장인 아부 사피야 박사가 하마스 대원으로 의심된다고 밝혔고, 이 병원에서 체포된 240여명에 대해선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했다. 사피야 박사는 이스라엘군의 북부 포위 공격이 이어지는 동안 해외 언론 등에 병원 공격 사실을 알리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해온 인물이다.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이 하마스의 지휘본부로 사용되고 있다며 공격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병원에는 대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환자와 의료진, 피란민들을 모두 병원 밖으로 몰아낸 뒤, 거리에서 옷을 벗으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부터 가자지구 북부에서 석 달째 포위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카말아드완 병원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말에도 이 병원에 진입해 나흘간 작전을 벌이며 의료진 최소 44명을 체포했다가 석방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군이 병원 의약품 창고를 폭격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지원받은 의약품이 전부 소실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초에도 병원을 공습했고, 의료진 5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 앞서 350여명의 환자와 의료진을 대피시켰고, 작전 중에도 95명을 인근 인도네시아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병원은 이미 잦은 공격으로 운영이 멈춘 곳이다. WHO는 운영이 중단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 중 중환자부터 남쪽 가자시티로 이송하는 긴급 임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료진과 의약품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도 근근이 환자들을 돌봐 왔던 ‘최후의 병원’마저 문을 닫으면서, 가자지구 북부는 완전히 의료 공백 상태에 빠졌다.

WHO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보건 시스템에 대한 조직적인 해체와 80일 이상 지속된 북부 포위 작전으로 이 지역에 남아 있는 7만5000여명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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