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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러시아, 친서방 몰도바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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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몰도바의 수도 키시나우에 있는 천연가스 배관시설. 2023년 3월 4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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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천연가스 사용료가 밀렸다며 내년부터 몰도바에 가스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28일(현지시각) 몰도바가 천연가스 사용료를 미납했다며 내년 1월1일부터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천연가스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몰도바는 해마다 러시아로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트란스니스트리아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 20억㎥를 공급받아왔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 내 러시아계 주민들이 밀집한 곳으로, 분리·독립 요구로 몰도바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도린 레케안 몰도바 총리는 이에 대해 “러시아가 겨울 한복판에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주민들을 전기와 난방이 없는 상황으로 내몰려는 의도”라며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달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사용의 계약이 끝나면, 이를 계기로 유럽에 전면 가스수출을 중단하려는 시도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2020년 몰도바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뒤 몰도바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2022년에도 천연가스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며 공급 중단을 선언했었다.



러시아는 내년에도 천연가스 공급을 받으려면 미납한 사용료를 먼저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몰도바가 7억900만달러(1조원)의 사용료가 밀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몰도바는 내지 않은 사용료가 860만달러(126억원)뿐이라고 반박했다.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면, 몰도바와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제대로 발전소를 가동할 수 없어 단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지방정부는 이날 핵심 시설이 아닌 상업용 시설엔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 가정의 난방용 가스 공급은 내년 1월1일까지 정상적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천연가스는 일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된다. 우크라이나는 내년부터 러시아의 가스관 사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따라 인구 250만의 몰도바도 천연가스 공급 차질을 우려해 왔다.



레케안 총리는 “우리나라는 러시아의 결정 이후 일어날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몰도바 정부는 이날 에너지 수출 통제와 함께 천연가스 소비를 적어도 3분의 1 줄이기 위한 대책들을 발표했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러시아의 가스프롬이 천연가스를 보낼 다른 방법을 찾지 않고 에너지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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