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그는 성폭력 혐의로 고소된 적 있고, 과도한 음주 등 의혹을 받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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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주요 각료 지명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의 견제를 의식하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성폭력 의혹 등 자격 논란을 빚은 지명자가 여럿이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지명 철회가 아닌 내 편 단속을 선택했다.
31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우리의 위대한 후보자 중 많은 사람의 인준 절차를 부적절하게 지연시키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썼다. 덧붙여 “그들은 온갖 꼼수를 쓸 것이고, 공화당은 그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공화당원은 똑똑하고 강해져야 한다”고 남겼다. 미국에서 인준 대상자인 각료 등은 상원 인사청문회 뒤 본회의에서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임명될 수 있다. 미국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이다. 공화당에서 4명이 인준을 거부하면 통상적 절차에 따른 임명은 불가능하다.
차기 각료 지명자 가운데 인준 절차 통과가 불투명한 인물이 적지 않다. 먼저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피트 헤그세스(44) 국방장관 후보자는 2017년 성폭력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이후 피해자에게 돈을 주고 합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과도한 음주, 회계부정 등 의혹도 제기됐다. 트럼프는 지명 철회 대신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는 미국 엔비시(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과 그의 지명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장관에 지명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는 비과학적 주장을 펼치는 ‘백신 반대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예방의학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8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에 지명한 털시 개버드(43) 역시 정보기관에서 일한 경험이 전혀 없고 ‘친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져 인준 여부가 미지수다.
트럼프 쪽은 지명자들의 소셜미디어 단속에도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수지 와일스가 “모든 지명자는 차기 백악관 법률고문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소셜미디어 게시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침을 지난달 29일 내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 인수팀 관계자들은 와일스의 지침이 “다음주 인준 청문회가 시작돼 지명자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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