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독일을 위한 대안’은 극우 정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세운 그 지도자 알리체 바이델. 머스크는 바이델이 동성의 파트너가 있음을 들어서 독일을 위한 대안은 극우정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d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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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를 지지하는 기고를 했다.
머스크는 28일 독일 신문 ‘벨트 암 손탁’에 “독일을 위한 대안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온라인으로 발행된 신문의 기고란에 “독일을 위한 대안은 극우로 묘사되지만, 기득권층에게 외면당하는 많은 독일인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적 현실을 다루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을 위한 대안의 지도자 알리체 바이델이 스리랑카 출신의 동성 파트너가 있음을 감안하면 이 정당을 우익 극단주의자들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그런 말은 히틀러처럼 들리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주 자신이 운용하는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크리스마스 때 독일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과 관련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즉각적 사임을 요구하며 독일을 위한 대안이 독일의 구원자라는 주장을 펼쳤다. 머스크의 이날 기고를 그 주장을 확대한 것이다.
머스크의 이날 기고가 실린 뒤 이 신문의 오피니언섹션의 편집책임자 에바 마리 코겔은 엑스에 이 기고와 관련해 사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에서 “나는 항상 오피니언 부서를 이끄는 것을 향유했다”며 “오늘 일론 머스크의 글이 벨트 암 손탁에 등장했고, 어제 나는 그것이 나온 뒤 사직원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오는 1월1일부터 이 신문의 편집장으로 임명된 얀 필리프 부르가르트는 머스크의 기고 뒤에 해명문을 올렸다. 그는 “머스트의 진단은 맞으나 독일을 위한 대안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는 그의 접근은 치명적으로 틀렸다”고 밝혔다. 부르가르트 편집장은 독일을 위한 대안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고 러시아 및 중국에 유화적 태도를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2013년 ‘유로화 반대’ 기치를 앞세워 창당된 뒤 2015년 유럽 난민 위기를 거치며 이민자 수용 제한 및 독일의 정체성 등을 강조하며 지지 기반을 넓혀왔다. 독일의 정보기관은 독일을 위한 대안을 지난 2021년 이후부터 전국적 차원에서 극단주의자 의심 세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오는 2월23일 치러지는 독일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처럼 비합법 이민자의 대량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했던 머스크는 독일을 위한 대안을 지지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제이디 밴스 부통령 당선자도 이 정당의 반이민 정책을 옹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밴스는 독일을 위한 대안을 지지한 머스크의 소셜미디어의 글이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는 한 인사의 지난 26일 글에 “사람들이 자신들의 국경을 통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매우, 매우 위험하다”며 “그 위험 수준은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국경 통제가 당국이 아닌 주민에게 넘어가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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