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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선도지구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변수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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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1.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의 핵심 공공 수행 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주목을 받았던 이슈가 있었다.

당시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이한준 LH 사장은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풀어야 할 난제 중 하나인 이주 대책을 묻는 기자 질문에 두 가지 측면의 관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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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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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선도지구가 지정이 되더라도 실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여부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주 단지 건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재건축 열망이 가장 높은 분당 신도시의 경우를 들어 이주 단지로서의 유휴 부지로 활용될 지역으로 분당선 오리역 주변을 꼽았다. LH 경기본부의 오리사옥 주차장 부지와 하나로마트, 법원 단지 등을 이주 단지로 활용해 분당의 재건축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 간담회 보도가 나간 이후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해당 지자체인 성남시는 부랴부랴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다. 일단 분당 오리역 주변 유휴 부지에 대해 이주 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LH와 협의된 바 없고 확정된 바도 없다고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지역구인 김은혜 의원실과 국토부, 성남시는 지역 민 숙원사업으로 해당 지역을 '화이트 존(도시혁신구역)'으로 설정해 고밀복합개발을 계획하려는데 협의나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이를 발표한 LH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LH 역시 "이주 단지로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해명 자료를 내놓으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2. 12·3 내란 사태와 탄핵 정국 여파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토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추진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당장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던 이주 대책과 광역 교통 대책이 불투명해졌다는 보도가 흘러나오자, 국토부는 이를 정면 돌파하려는 듯이 보도 계획에 없던 지난 18일 전격 발표했다.

가장 관심이 높았던 이주 대책에 대한 국토부의 기본 입장은 "5개 신도시 각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 물량은 충분하기 때문에 시장에 맡긴다"였다. 다만 분당·평촌·산본 등은 일시적인 공급 부족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휴 부지에 7700가구의 이주 단지를 별도로 조성해 대응하겠다는 대책도 제시했다.

성남의 경우 우선 야탑동 중앙도서관 인근 유휴 부지에 1500가구의 이주 단지를 건설하고 추후 추가 이주 단지를 지정해 나가겠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발표가 나간 후 성남시는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됐다며 주택 공급 계획 취소를 요청했다. 야탑동 일대의 교통 체증이 심화하면서 과밀해질 것이란 우려와 해당 지역 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토부는 성남시와 협의한 사안이라고 반박하면서 내년 초 주민 설명회를 여는 등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양측의 이주 단지를 둘러싼 갈등이 당장 해소되기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두 가지 사례에서 드러나듯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추진 계획 초기부터 엇박자가 나고 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의 열망이 가장 높은 분당에서조차 정부와 기관, 지자체 사이에서 갈등 조짐마저 보이면서 '제때, 제대로 추진이 가능할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삐걱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2027년 철거·착공, 2030년 입주'라는 일정에 무리하게 맞춘 탓이다. 이들 기관 사이에서 충분한 협의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7700가구'로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하는데, 이마저 제때 공급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어렵다. 내년과 내후년 아파트 입주와 분양 물량은 '역대급 최저' 수준으로 '공급 절벽'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여파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되는 2026년과 2027년과도 맞물리게 '전세 대란'은 물론 집값 급등마저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수급적 측면에서는 악재 중 악재인 셈이다. 정부와 관련 추진 기관들은 그런 고민을 갖고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의 이주 대책이 일정에 쫓겨 부실하게 나오지 않도록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

재정비 사업의 성패는 각 주체마다 다양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물리적 시간도 필요로 하며 수많은 협의를 거쳐 합의를 이뤄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정이 촉박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 사업은 '산 넘어 산'이다. 이주 대책 외에도 공사비 급등 추세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장수명 주택 등 각종 인증제까지 더해지면 분담금과 부담금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앞서 LH 수장이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에 대해서 '욕먹을 각오'를 하고 솔직하게 속내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가중될수록 기본과 원칙이 중요하다. 정부 스스로 목표로 내세운 '2027년 철거·이주, 2030년 입주' 목표에 너무 매몰되지 않았으면 한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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