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빚을 제 때 갚지 못해 채무 조정을 신청한 이들이 올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법인 파산 건수는 이미 작년 전체 규모를 넘었다.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속에 경기 부진과 소득 감소가 지속되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개인과 법인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11월 말까지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 조정을 신청한 인원은 17만9310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작년 전체 채무 조정 신청자 수(18만4867명)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채무 조정 신청(2만6267명)은 작년 전체 규모(2만5024명)를 이미 넘어섰다.
채무 조정은 3개월 이상 금융권 대출을 연체한 이들에게 상환 기간 연장·분할, 이자율 조정 등 상환 조건을 변경해주는 제도다. 채무 조정 신청자는 2020∼2022년 12만∼13만명대 수준이었으나 작년에 18만명대로 급증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금융권의 대출 공급이 늘어난 데다 이후 수출과는 달리 소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있다.
법원에 ‘개인 회생’을 신청한 건수 역시 올해 11월까지 11만9508건이다. 역대 최다인 작년 전체 건수(12만1017건)에 육박한 상황이다. 개인 회생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경제적 파탄에 이른 개인 채무자에게 빚을 감면해주는 공적 구제 절차다.
‘법인 파산’은 이미 역대 최다 수준이다. 법인 파산은, 재정적 파탄에 처해 채무를 변제할 수 없을 때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고 남은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 절차다.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1745건으로 역대 최다였던 작년 전체 건수(1657건)를 넘어섰다. 법원이 법인 파산을 선고(인용)한 건수도 1514건으로 작년 전체 건수(1302건) 대비 16.3%가량 늘어 역대 최대치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법인 연체율(0.74%)은 작년 같은 달보다 0.15%포인트, 개인사업자 연체율(0.65%)은 0.14%포인트 각각 올랐다. 이정문 의원은 “빚에 내몰린 저신용자와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서민정책금융을 안정적으로 확대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