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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백화점 이름 떼고 특화매장 열고"…경험·가치 제공으로 차별화[2024 유통결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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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에 소비위축, 내년도 물가상승 압박 만만찮아

백화점 복합화, 마트 그로서리 강화, 편의점 특화매장 확대

[편집자주] 올해 유통 키워드는 '고물가', 'e커머스 재편', '기후플레이션'으로 압축된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속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며 온오프라인의 경쟁 구도는 심화됐다. 중국발 C커머스의 공습과 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역시 환경이 녹록잖았다. 식품업계도 글로벌 기후 이상 변화에 따른 원재료 폭등과 가격 인상이 이어지며 장바구니 부담은 가중됐다. K-뷰티 선방에도 불구하고 소비재인 의류, 화장품 업계 역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업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유통가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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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불안으로 한산한 식당가(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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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고물가에 소비침체, 온라인쇼핑에 밀리면서 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2024년 한 해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과 가치 제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세밑 예상치 못한 계엄 상황과 그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인한 소비 위축 우려에 내년 미국의 우선주의와 관세 인상, 미·중 간 무역갈등 고조로 물가상승 압박은 더 커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새 생존전략을 찾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업계는 이름에서 '백화점'을 떼고 복합쇼핑몰로 변신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023530) 롯데백화점은 5월 수원점 이름을 개장 10년 만에 백화점과 쇼핑몰을 융합한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바꿔 소프트 오픈했다. 10월 그랜드 오픈 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현장을 찾아 힘을 실었다.

타임빌라스는 5월 백화점과 몰을 통합해 전환한 뒤 신규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수원 외 광역형 고객 매출은 20% 이상 늘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송도와 수성, 상암, 전주에 4개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아웃렛 7개 점은 증축, 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수지, 은평 롯데몰 전환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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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빌라스 수원은 내년 1월 5일까지 대규모 정통 유럽풍 크리스마스 마켓을 선보인다(롯데쇼핑 제공). 2024.11.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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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069960)은 매출 하위 점포 부산점을 새단장해 9월 지역맞춤형,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 현대'로 문을 열었다.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웃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을 결합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목적이었다.

내년 오픈 예정인 충북 청주 신규 점포를 포함해 커넥트 현대 모델 추가 확장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004170)백화점도 경기점 명칭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특히 신세계 사우스시티는 8월 대대적 리뉴얼을 마치고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탄생하는 이마트(139480) 죽전점과 함께 신세계타운을 조성해 시너지 확대에도 돌입했다.

'라이벌'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엔 없는 대형마트 콘텐츠를 앞세워 복합쇼핑 공간으로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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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 렌더링(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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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의 급성장에 주춤했던 대형마트업계는 '그로서리'에 힘을 주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만 볼 수 있는 먹거리 콘텐츠로 집객 효과를 누리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에 이어 이마트 푸드마켓도 12월 론칭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이 휴식과 체험, 쇼핑을 아우르는 지역 밀착형 쇼핑몰로 공간을 혁신했다면 이마트 푸드마켓 첫 점포인 수성점은 식료품을 상시 저가에 판매해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가격 혁신' 포맷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전환한 데 이어 11월엔 기업형슈퍼마켓(SSM)이었던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했다.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를 그로서리를 대폭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으로 현재까지 33개 전환한 데 이어 11월 말엔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를 새롭게 선보였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이다.

편의점은 4대 주요 편의점 점포 수가 10월 기점으로 코로나19 뒤 처음 순감이 이뤄진 가운데 외형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화 점포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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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뮤직 라이브러리(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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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는 2022년 서울 홍대에 라면 특화 편의점 '라면 라이브러리'를 연 뒤 올해 스낵, 뮤직 라이브러리 등으로 확대 중이다.

GS25는 8월 서울 인사동 인근에 연 미래형 매장 '그라운드블루49점'을 비롯한 특화 점포를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동대문던던점을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MZ세대를 타깃으로 해 패션·뷰티 특화매장으로 구성했다.

송지연 BCG 코리아 소비재 부문 파트너는 최근 유통산업 변화 관련해 "자기 탈피를 해내는 진화를 못 하면 새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 유통업의 본질"이라며 "과거 성공방정식에서 벗어나 파괴적 혁신을 단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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