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로교통국 '충돌사고 보고' 규정 폐기 수순…'트럼프 당선 공신' 머스크 입김 작용한듯
BEV 판매 1위지만 BYD와 점유율 격차 0.4%p…3만달러 해치백 '모델Q' 유럽서 '돌핀'에 맞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0월 5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집회서 연설을 하는 모습. 트럼프 당선인은 11월 12일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에 발탁했다. 2024.11.1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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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로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BEV) 판매 1위를 지키기 위해 중국 BYD를 겨냥한 저가형 신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지금의 BEV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미래 자율주행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1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자동차 충돌 사고 보고' 규정을 폐지할 것을 차기 행정부에 권고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인수위 문건에는 NHTSA의 규정이 과도한 데이터 수집을 강제하는 만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됐다.
NHTSA가 2021년 제정한 이 규정에 따라 충돌 전 30초 이내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또는 자율주행 기술이 작동한 경우 자동차 제조사는 충돌 사고를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지난 10월까지 보고된 사망자가 발생한 충돌사고 45건 중 40건은 테슬라 차량에서 발생했다.
NHTSA는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충돌 데이터 수집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이 유독 사고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처럼 비쳐 불공평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차주들의 기술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사고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머스크 "자율주행 규제 일원화"…모델Q 韓출시하면 '국내 2위' 굳힐수도
머스크는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다. 대선에 앞서 트럼프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에 기부한 정치 자금만 2억 500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한다. 당선 기여도를 인정받아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위원회 공동 수장으로 내정돼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다.
머스크는 정부효율위 활동으로 미국 주(州)마다 다른 자율주행 기술 규제를 통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19개 주에서 주법으로 자율주행차의 공도 주행을 허가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허가 주체를 연방 정부로 일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6년까지 운전대와 가·감속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사이버캡'을 양산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무인택시(로보택시) 시제품 '사이버캡'의 모습. 운전대와 가·감속 페달이 없다. 테슬라는 2026년부터 사이버캡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2024.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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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금의 BEV 시장 1위 수성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판매한 BEV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42만 5000대였다. 여전히 판매량 1위 브랜드이긴 하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같은 기간 22.2% 증가한 138만 7000대를 판매해 테슬라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양사 간 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3.9%포인트(p)에서 0.4%p로 줄었다.
이에 테슬라는 저가형 소형 해치백 모델인 '모델Q'(가칭)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주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 EV는 테슬라 IR팀이 최근 도이체방크에 보낸 내년도 사업계획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모델Q 가격은 3만 7499달러(약 5300만 원)로 책정됐다고 한다. 테슬라에서 현재 가장 저렴한 모델인 '모델3'(4만 4130달러)보다 6000달러 이상 낮다.
모델Q는 소형 해치백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해치백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유럽 시장에선 폭스바겐의 'ID.3'와 BYD의 '돌핀' 등이 소형 전동화 해치백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ID.3와 돌핀 모두 3만 유로 초반대다.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출시된 기아의 소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도 이와 비슷한 가격이다.
모델Q가 향후 국내에 수입될 경우 테슬라의 판매량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11월 국내에서 누적 2만 8498대를 판매해, 현대차를 불과 35대 차이로 앞서 2위를 기록했다. 양사 간 판매 순위가 역전된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BYD 승용차가 국내에 공식 출시돼 저가형 전기차 시장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BYD가 2023년 6월부터 유럽에서 판매중인 전동화(BEV) 소형 해치백 '돌핀'의 모습(BYD 홈페이지 갈무리). 2024.1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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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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