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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윤석열 탄핵안 가결] 정치리더십 공백에 정책 추진 동력 잃나…경제·산업계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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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코앞인데…정부 차원 대응 차질 빚을 듯

임대차 3법 재검토 등 주요 부동산 정책 추진 동력 상실

이달 출범 예정이던 국가바이오위원회도 백지화 위기

세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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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국가적 리더십 부재에 빠지면서 가뜩이나 표류하던 주요 정책들이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첨단산업 법안 등에 대한 논의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계는 ‘트럼프 2기’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각종 대응책 마련에 공백이 생길까 우려한다.

◆산업계, 각종 경제 파장 예의 주시

국정 운영이 한덕수 국무총리 권한 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산업계는 당장 내달 20일 공식 취임하는 트럼프 2기 시대에 한국 정부의 리더십 공백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각국 정상 간의 직접 소통을 중요시하는데 한국의 권한 대행 체제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당장 한국 제조기업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국정 공백에 따라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단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가운데 보조금 지급과 각종 행정 지원 등 정부 차원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논의할 사항이 적지 않다고 본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특별법과 인공지능(AI) 기본법이 정국 혼란으로 법안 통과가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특별법은 여·야 모두 연내 적극적인 통과를 추진하던 법안이라 아쉬움이 적잖다. 최근 주요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천문학적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는 데다 미국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인데, 자칫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할 골든타임을 놓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는 체코 원전 사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체코 원전 수출 계약 확정 여부의 시한은 내년 3월인데 본 계약에 차질이 있을지 우려가 크다. 한 업계 전문가는 “첨단산업과 관련한 각종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기술격차 유지를 통한 협상력 강화가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지 않도록 긴밀한 협의를 통한 대비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 동력 잃은 부동산 정책

정부의 주요 부동산정책이었던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비롯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 폐지 등이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우선 임대차 3법 전면 재검토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야당 반대가 컸던 정책은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다주택자 중과세 재검토 역시 여소야대 국면에서 법 개정이 어려워 내년 5월까지 중과 기간을 한시적으로 유예한 상태다. 탄핵 정국이 열리면서 임기 내 제도 손질이 쉽지 않아졌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폐지도 불투명해졌다.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올리기로 한 현실화율을 폐기하고, 시세 변동률로만 공시가격을 산정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주택공급 정책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2022년 8·16대책, 2023년 9·26 대책, 2024년 1·10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고, 공급 불안 우려가 가시지 않자 지난 8월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해제하는 8·8 대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택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공급 절벽’ 우려는 더욱 커졌다.

◆바이오·기후정책 등 연이어 표류

당초 이달 중 출범하기로 했던 국가바이오위원회도 백지화될 위기에 빠졌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해당 기구의 출범을 알리며 연내 출범을 예고한 바 있다. 국가바이오위원회의 구성원인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마저 지난 4일 비상계엄 사태로 사의를 표명했다. 그간 윤 대통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산업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번 탄핵안 가결로 장시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후정책도 추진 탄력을 잃게 됐다. 정부는 내년 말로 예정된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 따른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계획안을 내년 2월까지 해당 사무국에 제출(권고)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실무 논의 단계인 데다 국가수반의 리더십 부재가 더해지며 사실상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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