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시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의 비행장 모습. 기노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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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미 해병대 부대 상당수를 미국 영토인 괌으로 옮기기로 미·일이 약속한 지 18년 만에 일부 부대원이 첫 이동을 시작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14일 오키나와현에서 지역 관계자들과 만나 “미 해병대 100여명을 오키나와에서 괌으로 옮기는 작업이 개시됐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저녁 자료를 내어 “지난 7월 28일 미·일 안보협의위원회(2+2)가 공동 발표한 대로, 미 해병대 소규모 선발대가 오키나와에서 괌으로 이동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미 해병대 병력 일부 이동은 주일 미군 기지가 집중된 오키나와현의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미·일 정부가 2006년 첫 합의했다. 전체 주둔 미군 1만9천명 가운데 괌으로 4천명, 하와이나 미 본토로 5천명을 이전하기로 2012년 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오키나와현 주둔 미 해병대 부대가 재배치를 위해 일본 밖으로 이동하는 건 첫 합의 뒤인 18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선발대는 제 3해병기동전개부대(Ⅲ MEF) 소속 100여명으로 후방지원 요원들로 구성됐다.
오키나와 미 해병대의 괌 이전이 첫걸음을 뗐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두 나라는 2028년까지 애초 계획했던 전체 병력의 이동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첫 합의 뒤 18년 만에 겨우 2.5% 규모만 이동을 시작하는 데 그쳤다.
일본 내 미군 기지 전체 면적 중 70%가 오키나와현에 있을 만큼, 오키나와현에는 주일미군 기지가 집중되어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잇단 미군 성범죄와 헬기 추락에 따른 안전문제, 미군 기지 환경 오염 등으로 고통을 겪어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미·일 정부는 오키나와 주일미군 병력 절반가량이 줄어드는 만큼 기존 억지력을 유지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 해병대는 지난해 오키나와에 창설된 신개념 정예 부대 ‘제12 해병연안연대(MLR)’를 잔류시킨다는 방향”이라며 “일본에서도 오키나와 나하시에 거점을 둔 육상자위대 제15여단을 2027년까지 사단으로 격상해 억지력과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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