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고별 칼럼…‘엘리트에 배신감’ 정치 참여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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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사진)가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를 그만둔다. 크루그먼은 2000년부터 25년간 이 신문에 미국 경제를 진단하는 칼럼을 기고해왔다.
크루그먼은 10일(현지시간) ‘분노의 시대에 희망 찾기’라는 제목의 NYT 고별 칼럼에서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등장하고 있는 ‘카키스토크라시’(최악에 의한 통치)에 맞선다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자신이 NYT에 칼럼을 쓰기 시작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평화와 번영을 당연하게 여겼고, 유럽에서도 정치적·경제적 통합이 진행되는 등 ‘상황이 잘 돌아갔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낙관주의가 분노와 원한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그 이유로 “엘리트에 대한 신뢰가 붕괴됐다”는 점을 들었다.
크루그먼은 “대중은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없고, 그들이 정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무리한 이라크 침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엘리트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엘리트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노동계급뿐 아니라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는 억만장자들’도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이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큰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기술 억만장자들의 극우화를 ‘정치적으로 올바른 자유주의자’의 잘못 때문이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며 “(억만장자들이 극우화된 것은) 대중적 지지를 즐기던 부자들이 세상의 모든 돈으로도 대중의 사랑을 살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칼럼 말미에 “우리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다시는 되찾지 못할 수도 있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하지만 우리가 ‘최악에 의한 통치’에 맞서 싸운다면 결국 더 나은 세상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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