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계엄 국무회의 참석 질문에 최상목 ‘묵묵부답’ 오영주 ‘도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장관들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합동브리핑을 마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 발포한 비상계엄의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는지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계엄령에 대한 위헌·위법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사전 절차인 국무회의 심의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재부는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4일 10시20분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 부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뒤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브리핑에는 최 부총리를 비롯해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들은 행정과 사법기능을 군에 넘겼던 비상계엄 상황에 대한 국민적 의문에 대해서는 질문조차 차단했다. 브리핑 시작 직전 강영규 기재부 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 시간은 없다”고 못 박았다. 최 부총리는 브리핑 직전 기자들에게 배포한 “국민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한 장짜리 발표문만 낭독한 채 자리를 떠났다. 브리핑 시작부터 종료까지 1분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회견장을 나서는 최 부총리에게 기자들이 따라붙어 “3일 사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는지” “참석했다면 반대 의사를 밝혔는지” “내각 총사퇴를 할 것인지” “답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반복적으로 질문했지만, 최 부총리는 단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탄 채 황급히 이동했다. 미처 엘리베이터에 타지 못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기자들을 피해 계단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카메라 기자 등과 동선이 엇갈리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발포한 비상계엄령은 사전에 국무회의를 소집해 계엄 선포안을 심의에 부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무회의 의결 등 사전 논의 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무위원 과반 출석으로 열리고, 출석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안건을 심의·의결해야 하는 국무회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국무회의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절차상 위법이다. 국무회의가 열렸다 해도 헌법이 정한 비상계엄의 요건(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을 갖추지 못한 데다, 계엄령 발표 뒤 이를 헌법상 통제하도록 규정된 국회의 활동을 정지시킨 제1호 포고령(국회·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이 헌법에 반한다는 지적이 많아, 비상계엄에 동조한 국무위원들에게 내란 공모죄를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제외하고 사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기재부의 공식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기재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경제부처에서는 장관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공식 확인해 주지 않거나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