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이 지난달 29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 개장한 스타벅스를 조명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북한 개풍군과 1.4㎞ 떨어져 있어 맨눈으로도 북한 마을과 개성 송악산 등을 볼 수 있다는 등의 특징 때문에 이를 조명하고 나선 것이다. CNN 이외에도 AP, 로이터 통신 등도 스타벅스 개점 첫날 풍경을 보도했다.
CNN은 이날 ‘스타벅스, 북한 전망 카페 오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 새로 오픈한 곳은 북한과의 국경에 있는 전망대에 자리 잡고 있다”며 “손님들은 조강(祖江·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진 뒤 서해로 흘러드는 강) 너머로 은둔의 왕국을 바라보며 음료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CNN은 “맑은 날에는 국경 바로 건너편에 있는 개풍군의 농장과 건물이 보인다”며 “괜찮은 쌍안경이나 초광각 기능이 있는 카메라가 있다면 북한 주민들이 거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이곳은 한국 시민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북한에 직접 가지 않고도 북한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애기봉 스타벅스를 방문한 지역 주민 백모(48)씨는 “우리 눈앞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이 맛있는 커피를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시민들이 김포 애기봉 스타벅스에서 북한을 내려다 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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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는 애기봉 스타벅스 방문객 수와 실내외 모습을 상세히 전달하면서 외국인을 포함해 손님 40여명이 가게를 찾았고, 내부의 테이블과 창문들은 북한 방향을 바라보게 배치됐다고 했다. 이어 “한국 국경 전망대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고객들은 음료와 함께 조용한 북한 산간 마을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들은 남북이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이어진 한국 전쟁에 대한 종전 협상을 아직 맺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전쟁 중이라는 점도 짚었다.
특히 로이터는 최근 북한이 오물풍선을 잇달아 국내에 띄워 보내고 있는 등의 상황을 언급하며 “최근 몇 년 동안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무장지대(DMZ)는 외국인과 국내 관광객에게 예상치 못한 매력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은 이곳에서 라떼를 마시며 삼엄한 국경 너머로 북한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애기봉은 김포시 북단에 있는 해발 154m 산봉우리로, 6·25 전쟁 당시 남한과 북한 군이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 중 한 곳이다. 현재 이곳 공원에는 6·25 전사자들을 기리는 기념비와 전시관, 정원 등이 조성되어 있다.
스타벅스가 들어선 전망대 2층에서는 북한 송악산 전망이 내려다보인다. 김포시는 스타벅스코리아와 2028년까지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김포시는 스타벅스와 협업해 ‘굿즈’(기획 상품)나 시그니처(대표) 음료 등 기념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애기봉에 문화·예술 행사와 국제회의를 위한 복합문화시설을 신축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거점 관광단지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병수 시장은 “지구촌에서 유일무이한 풍경과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이 이산가족의 아픔과 가족의 따뜻함을 공유하는 명소가 되길 바란다”며 “애기봉이 글로벌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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