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횡단보도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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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내린 첫눈이 28cm라는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한 가운데 하루가 지난 28일에도 또 다시 폭설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서울 전역엔 대설경보가 발효, 27.8cm에 달하는 눈이 쌓인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오전 동안은 시간당 1~3cm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서울 각지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전일 내린 눈이 채 녹기도 전에 밤새 더 내린 눈이 도로를 덮으면서 이날 새벽 5시 기준 서울 성북동에는 약 22.4cm에 달하는 눈이 쌓이기도 했다.
습한 눈이 도로 위에 내려앉아 얼면서 미끄러워진 도로로 밤새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는 이면 도로를 달리던 5t 제설 차량이 내리막길에 미끄러져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종로구 혜화동에서는 가로수, 신호등 등이 대설 여파로 휘거나 기울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10분엔 폭설 여파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됐다.
폭설로 인한 정전도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8일 오전 6시 52분쯤부터 9시까지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일대 정전 가구 수는 750가구 가량으로, 대부분은 복구돼 현재 68가구가 복구 중에 있다. 한전과 마포구 등에 따르면 눈 무게로 인해 수목이 넘어져 고압전선이 단전됐다고 한다. 또 송파구 오금동 일부 지역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직장인 박모(26)씨는 “아침에 급히 출근 준비를 하는데 정전이 나는 바람에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아 머리를 못 감았다”며 “불도 켜지지 않아 휴대폰 플래시를 켜놓고 고양이 세수를 하고 출근하는 중”이라고 했다.
대중교통 불편이나 정전 외에도 서울 관악소방서에는 “나무가 쓰러졌다” “눈 때문에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등 폭설 피해 신고가 지난 밤 동안만 10건 넘게 접수됐다. 구로소방서 또한 비슷한 기타 출동이 20여건 있었다고 한다. 이날 오전 1시 55분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선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가 전선을 건드려 일부 가구가 일시 정전되기도 했다. 같은 날 7시쯤 서초소방서엔 ‘우면동의 한 도로에 전선이 도로를 가로질러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해당 전선은 통신선으로, 현재 소방은 철수하고 경찰만 도로를 통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종로구 와룡공원로, 북악산길, 인왕산길, 삼청터널, 동작구 서달로, 동작구 흑석로 등 6개 도로의 일부 구간은 현재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광진구는 동의초부터 아차산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나무가 쓰러져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이틀 연속 이어진 기록적 첫눈 폭설에 서울시민들의 출근길 대란도 반복됐다. 40.2㎝의 눈이 쌓인 관악에서는 출근길 불편이 특히 심했다.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관악구민 강모(25)씨는 “지하철역으로 가는 내내 계속 미끄러질 뻔해서 위험했다. 밤 동안 쌓인 눈이 얼어붙은 것 같다”며 “어제도 지하철역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졌는데 오늘도 그럴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서울대 대학원생 김모(28)씨는 “등교를 해야 하는데 버스가 (고지대에 있는) 학교로 올라갈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가는 길에 쌓인 눈 때문에 나무도 쓰러져 있어 위험해 보인다”고 했다.
한편 서울 도봉구에서 강남 인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유모(27)씨는 “어제 그야말로 폭설이 와 오늘은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하려 했는데, 지하철도 많이 지연되고 사람도 미어터지는 상황”이라며 “평소보다 30분 가량 일찍 나왔는데 지각을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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