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 정부 비효율 실태 어떻길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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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정부의 규모와 범위를 줄일 때가 왔습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에 참여하고 있는 벤처 사업가 마크 앤드리슨은 26일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의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인 앤드리슨은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의 조직 구성과 운영 계획 수립에 관여하는 핵심 인사로 꼽힌다. 그는 연방 정부가 지나치게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400개가 넘는 연방 정부 기관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앤드리슨의 발언을 X에 공유하면서 “기능이 중복되는 규제 기관이 너무 많다”고 했다.
미 정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으로 연방 정부 공무원은 총 295만명으로, 미국 전체 노동력의 약 1.9% 정도다. 주(州) 정부 공무원은 제외한 숫자다. 연방 공무원 비율만 고려하면 한국(117만명·전체 노동력의 6.3%)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에 훨씬 못 미친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연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연방 정부와 공무원을 비판하는 데 대해 AP는 “트럼프와 측근들은 연방 정부와 공무원들이 막대한 예산을 주무르면서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규제도 지나치게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성규 |
연방 정부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연방 정부 예산 집행을 감사하는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한국의 감사원 격)은 2023 회계연도에 부적절하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난 예산이 2360억달러(약 329조2908억원)로 전체의 약 4%에 달한다고 최근 밝혔다. 서로 다른 기관이 동일한 프로그램에 중복으로 자금을 지원하거나, 같은 분야에 여러 기관이 각각 규제를 시행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국방 물자 등이 과도하게 조달된 사례도 해마다 거론된다.
회계감사국은 수도 워싱턴 DC에 몰려 있는 연방 정부 건물 중 상당수가 활용도가 낮거나 비어 있어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워싱턴 DC에선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공무원들이 일주일에 두세 번씩만 사무실에 나오는 재택근무가 유지되고 있다. 정부효율부는 최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연방 정부 기관들이 워싱턴 DC 본부 건물의 12%만 사용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머스크도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연방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없애겠다고 했다.
앞서 빌 클린턴 행정부도 출범 초기인 1993년 “일 잘하고 비용은 적게 드는(works better and costs less) 정부를 만들겠다”며 연방 정부 직원을 대대적으로 감축했다. 정부 출범 초기 218만8647명이었던 공무원을 집권 말기인 2000년 12월엔 176만1376명으로 줄였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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