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부 대표에 내정된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가 지난 5월 워싱턴DC의 '킹 앤 스폴딩'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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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6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제이미슨 그리어(44) 변호사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USTR은 교섭·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트럼프의 ‘관세·무역 전쟁’을 실행에 옮길 최일선 부서다. 그리어는 트럼프 정부 1기 때 USTR 대표를 지낸 ‘경제 책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측근 인사다. 올해 3월 현대차 해외 대관 업무 조직인 ‘글로벌 폴리시 오피스(GPO)’ 초청으로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그리어를 USTR 대표에 지명할 수 있어 기쁘다”며 “그는 1기 때 위대한 리더인 라이트하이저를 도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어는 1기 때 라이트하이저의 대표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에 관여했다. 두 사람이 과거 세계 굴지의 로펌인 ‘스카든·아프스·슬레이트·미거&플롬’에서 같이 일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는 “그리어가 이 나라의 막대한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미국의 제조업과 농업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어는 무역과 국제통상법에 정통한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다국적 로펌인 ‘킹 앤 스폴딩’에 소속돼 있다. 관세를 무기로 하는 보호주의 무역 기조로의 회귀를 주창해 온 라이트하이저와는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트럼프가 라이트하이저의 후계자격인 그리어를 USTR 대표로 택한 것은 관세가 트럼프 2기 경제 의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재확인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그리어는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 상무장관에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등과 짝을 이뤄 트럼프가 추진하는 ‘무역·관세 전쟁’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보수 성향의 경제 학자인 케빈 해셋(62)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임명했다. NEC는 백악관의 경제 정책 총괄 컨트롤 타워다. 트럼프는 “케빈이 1기 때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을 설계하고 통과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는 바이든 정부가 촉발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미국 가정이 회복하는 것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에는 대선 캠프에서 연설문을 담당한 빈스 헤일리가 임명됐다. 또 해군 장관에는 투자회사 MSD캐피털 창립자인 기업인 출신 존 펠란을 지명했는데, 이 자리는 트럼프가 한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할 경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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