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예산은 與野 한마음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인사나누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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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각종 현안에서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지역구 예산 챙기기엔 합심하고 있다. 국회 각 상임위에서 이뤄진 내년도 예산안 예비 심사 과정에서 철도·도로 사업 등 각 지역구의 이해관계가 얽힌 예산은 대체로 무난하게 증액이 이뤄졌다. 향후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지만 여야 의원들이 합의한 사안은 증액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별로 보면, 지역 철도·도로 사업과 농어촌 지원금 관련 예산이 대거 증액됐다. 춘천~철원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비는 3억원 증액됐다. 춘천·철원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과 민주당 허영 의원이 나란히 찬성하고 있어, 예결위에서 무난하게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중부고속도로(증평~호법) 확장 사업을 위해 12억원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도 충청 지역구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과 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건설 예산은 277억원 증액됐고, 인천 및 수원발 KTX 운행을 위한 예산도 각각 70억원, 53억원 증액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철도, 도로 관련 예산은 상대 당 지역이더라도 함부로 감액한다는 얘기를 못 한다”고 했다. 새만금 신공항 적기 건설을 위한 관련 공사 예산은 100억원, 가덕도신공항 건설공단 설립 운영을 위한 사업 추진 예산은 5억5000만원 늘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가 ‘김건희표 예산’이라며 삭감을 예고했던 ‘개 식용 종식 사업’ 예산도 400억원 증액됐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역구 육견 농가를 챙기기 위해 예산 증액에 합의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 지역구인 충남 당진시에는 대한육견협회 지부가 있고 사육 농장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시설농가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지원과 도축장 전기료 인상분 한시 지원을 위한 예산도 여야 합의로 각각 119억8000만원, 400억원이 신규 반영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지역 표심을 의식해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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