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 영장 발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부 등에 대해 21일(현지시각)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네타냐후 총리. /AP연합뉴스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C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재판부가 2023년 10월 8일부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날인 2024년 5월 20일까지 저질러진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로 네타냐후 총리,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을 발부한 ICC 재판부는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한 영장 발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들이 가자지구 민간인으로부터 식량, 물, 의약품, 연료, 전기 등 생존에 필수인 물건을 고의로 박탈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ICC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무함마드 데이프 사령관에 대한 체포 영장도 발부했다. 데이프 사령관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데이프 사령관은 이미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마스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ICC는 반인도적 범죄와 인종 학살, 전쟁 범죄를 저지른 개인 등을 기소할 권한을 갖는 국제기구로, 2002년 124개국이 서명한 로마 조약에 근거해 설립됐다. 체포 영장이 발부되면 ICC의 체포·인도 청구서를 송부받은 당사국은 ICC 규정과 자국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라 이를 집행할 의무가 있다. 다만, ICC에는 독자적으로 범죄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나 강제 수단은 없어 실제 집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 5월에도 네타냐후 총리와 하마스 지도부 등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미국, 하마스 모두 거세게 반발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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