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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소득세 피하려 알바 줄였지만...일, ‘103만엔의 벽’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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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편의점 로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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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여당이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소득세 과세 기준 소득을 높이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젊은 층의 소비 여력이 최대 3천억엔(2조7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언론들은 21일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국민민주당과 협의를 통해 정부 종합 경제대책에 합의했다”며 “현재 소득세가 부과되는 연소득 최저선인 ‘103만엔(930만원)의 벽'을 올리는 한편 휘발유세는 줄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중의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연립여당이 국회 예산안과 법안 통과에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민주당의 핵심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민당은 ‘103만엔의 벽’과 관련해 “내년도 세제 개정 과정에 논의해 (연소득 최저선을) 끌어올린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국민민주당과 연립여당을 꾸리는 대신, 합의 가능한 개별 정책별로 동의를 얻는 사실상의 ‘부분 연정’ 첫 결과물이다.



지난 총선에서 소수 여당이 된 자민당은 오는 27일 임시국회에서 각종 경제대책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여당으로부터 소득세 부과 연소득 최저선 인상 합의를 끌어낸 국민민주당은 여당의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기로 했다. 하마구치 마코토 국민민주당 정무조사회장은 “추가 경정예산안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연소득 103만엔부터 소득세가 발생해 애매한 소득을 얻는 이들은 아예 세금을 내지 않을 만큼만 일하는 이른바 ‘103만엔의 벽’이 존재했다. 개인들은 소득이 줄고, 사회 전체로는 가용 노동력이 줄어드는 등 손해가 컸다.



‘103만엔의 벽’을 조정하면 정부의 세수가 일부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 11일 일본 다이와종합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103만엔의 벽’ 때문에 아르바이트 근무 시간을 일부러 하향 조정하는 15∼24살 청년층이 일본 전국에 6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현재 103만엔에서 10만엔만 올려도 1인당 연간 근무시간이 72시간 늘어날 수 있고, 이를 61만명으로 환산하면 일본 전체에 4천만 시간 가량 노동시간 증가가 예상된다. 임금 총액 기준으로는 610억엔(5507억원)이 늘어나는데, 이 가운데 430억엔(3880억원)은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민주당은 현재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178만엔까지 올리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청년층의 일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면서 개인 소비가 지금보다 3190억엔 더 증가할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소득세 부과 연소득 기준을 높여도 청년층에서는 정부의 세금 수입 감소가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며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가구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기업 인력난 완화, 소비 활성화가 기대되는 등 장점이 많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한겨레

일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실제 소득을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설명하는 모습. 국민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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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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