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어르신이 폐지가 든 수레를 미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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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이 2039년이 되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9년 회원국 평균 수준이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복지지출 수준은 다른 주요국에 견줘 한참 뒤처진 것이다. 적극적 재정 정책을 쓰지 않으면 저출생·고령화의 파고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정부는 최근 제34차 사회보장위원회를 열어 5차 사회보장 재정추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사회보장 재정추계는 인구 및 경제 변화에 따른 중장기 사회보장 재정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5차 추계 기간은 2024~2065년이다. 이번 추계 결과를 보면, 지디피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중은 올해 15.5%에서 2065년 26.9%로 증가한다.
문제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에 견줘 복지지출 증가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이다. 우리는 내년부터 노인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들어선다. 불과 한달여 뒤의 일이다. 2018년 고령사회(노인이 인구의 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기간이 불과 7년밖에 걸리지 않는 셈이다. 프랑스는 39년 걸렸고 장수 국가로 유명한 일본도 10년 걸렸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0년 대비 2070년 고령인구 비중 증가 폭이 가장 큰 나라가 한국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노인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복지지출도 많아져야 한다. 의료비와 공적연금은 물론이고 각종 복지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기준 복지지출의 지디피 대비 비중은 14.8%로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21.1%)에 견줘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2039년에 오이시디의 2019년 평균 수준인 20.1%로 높아진다고 내다봤다. 4차 추계보다 1년을 단축한 것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주요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시점의 복지지출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크다. 프랑스(2019년, 30.7%)와 핀란드(2015년, 30.5%) 등에 견주면 우리는 내년에 15.9%라는 초라한 복지지출 수준으로 초고령사회를 맞아야 한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규모 감세로 세수 기반을 약화시키고 정부 역할을 대폭 축소시킬 때인가. 급속한 고령화가 한국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증세 조처를 비롯한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부터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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