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자신이 편집한 ‘시경(詩經)’을 관통하는 정신을 사무사(思無邪), 생각부터 그릇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시경’ 300여 수를 주제별로 정리하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서 벗어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중 대아(大雅) 첨앙(瞻卬) 편은 유왕과 포사 그리고 두 사람을 둘러싼 환관과 아첨꾼들이 나라를 어지럽게 함을 풍자한 시다. 다소 길어 중요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저 하늘 우러러보니[瞻卬] 나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는구나…. 나라가 안정되지 않으니 선비와 백성들이 이에 병들었도다…. 해충이 해치고 병들게 하니 백성들은 편안할 수가 없네….”(제1장)
“똑똑한 지아비[哲夫] 성(城)을 이루었다면 똑똑한 지어미[哲婦] 성을 기울게 하는구나/ 아름다운 저 똑똑한 지어미 올빼미가 되고 솔개가 되도다/ 지어미가 긴 혀를 내두름이여 오직 위태로움에 이르는 사닥다리로다/ 난(亂)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부인에게서 생겨났도다/ 교화도 안 되고 가르침도 행해지지 않는 것, 이는 오직 부인과 내시 같은 신하들 때문이니라.”(제2장)
풀이에 따르면 “올빼미가 되고 솔개가 되도다”라는 말은 대개 말이 많아서 여기저기로 퍼져 간다는 뜻이다.
“사람을 곤궁하게 만들고 해치고 그릇되게 하여 중상모략으로 시작해 배반으로 끝마치니… 지어미에게는 공사(公事)가 없거늘 누에 치고 베 짜는 일을 손에서 놓아 버렸는가.”(제4장)
그러면 백성들 마음은 어떠했을까?
“사람이라고 이를 만한 이가 없으니 마음의 근심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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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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