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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삼성 임원도 주식 세게 물렸다…올해 147억 사서 28억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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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전자 주가가 4년5개월 만에 4만원대로 떨어진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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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정용준 부사장은 지난 8월6일 주당 8만1100원에 회사 주식 1000주를 샀다. 20일 종가는 5만5300원이다. 그동안 31.8% 떨어져, 해당 거래로만 2580만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올해 회사주식을 산 삼성전자 임원 가운데 정 부사장을 포함한 5명이 ‘8만전자’에 탑승했다. 유병길 부사장도 3월6∼25일 사이 1만5832주를 샀다. 매입 단가는 평균 7만5660원이다. 주가가 26.9%나 떨어져 20일 현재 평가손이 3억2234만원에 이른다. 3월19일 1만3677주(7만2800원)를 산 장세명 부사장은 2억4천만원, 9월5일 1만주(7만3900원)를 산 한종희 부회장은 1억86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임원들이 올해 회사주식을 대량 매입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임원들이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 매입을 대폭 늘렸다가 ‘세게 물린’ 것을 두고, 회사 임원도 주가 예측은 못 한다는 뒷말이 나온다.



20일 한겨레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 임원들의 회사주식 지분변동 공시를 분석해보니, 올해 들어 11월19일까지 삼성전자 임원 66명이 보통주 21만여주, 146억8천억원어치를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입 단가는 평균 6만8050원으로 20일 종가 기준 손실률이 27.5%로 집계됐다. 이들의 합산 평가손은 27억5067만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5만5천원 언저리부터 완만하게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 회사 임원들의 회사주식 매입액은 13억여원에 그쳤다. 임원들은 올 들어 2월에 3억7천만원어치를 사고, 3월에는 22억7천만원으로 매입액을 크게 늘렸다. 4월과 5월에는 움직이지 않다가, 6월에 다시 38억2천만원어치를 샀다.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이 23%, 영업이익이 1452% 상승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한 것은 7월5일이었다. 임원들의 회사주식 매입은 ‘실적의 본격 호전’을 확신한다는 신호로 비쳤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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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7월11일 8만8800원에 장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공격적인 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9월15일 ‘겨울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로 반도체 경기 하강을 예측한 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세도 더 가팔라졌다.



그러나 삼성전자 임원들은 그 뒤 회사주식을 더욱 공세적으로 매입했다. 9월20일에만 8명이 1만8300주를 사고, 25일엔 6명이 1만7000주를 샀다. 9월 한 달간 임원들은 51억803만원어치를 사들였다. 평균 매입 단가는 6만5614원이었다. 그럼에도 주가는 더 하락했고, 임원들은 10월에 추가로 20억2443억원어치를 샀다. 11월에도 8억4394억원어치를 매수하는 등 ‘물타기’ 하듯 회사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분석가는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의 주가가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게 아주 생소한 일이라, 임직원 입장에서도 단기적인 주가 변동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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