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에 나온 작품들 가운데 대부분이 지난해 봤거나, 다른 게임쇼에도 출품했던 것들이라 신선함이 떨어진다."
지스타가 끝난 후 다른 기자들과 미팅을 갖던 중 이같은 얘기가 나왔다. 이미 독일에서, 이미 도쿄에서 본 작품들이 많았기에 다소 흥미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특히 '깜짝 공개'와 같은 놀라움마저 없었다며 의외성이 부족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올해 지스타는 44개국에서 1375개사가 3359부스 규모로 이뤄지면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의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하는 의미있는 행사가 됐다. 또 나흘 간의 행사 기간 중 무려 21만 3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현장 분위기는 한국 게이머들의 축제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역대 최대'였다는 올해 지스타의 규모와는 달리, 예년에 비해 게임 쇼의 구성은 다소 빈약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미 해외 게임쇼를 통해 선을 보였거나 시연까지 진행했기 때문에 선도가 떨어졌고, "와"라는 탄성을 자아낼 만한 작품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300부스 규모로 참가한 메인 스폰서 넥슨의 경우 참가작 중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슈퍼바이브'의 경우 이미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2년 연속으로 인조이를 지스타에서 선보였으며, 하이-파이 러시의 경우는 지난해 1월 발매된 게임이었다.
정부는 지난 6월 K-콘텐츠를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국의 대표적 전시회인 지스타를 세계 3대 게임쇼 및 융복합 전시회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아주 요원해 보였다는 게 기자가 본 올해의 지스타의 평이다. 지스타가 대형 게임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해외 주요 게임업체들의 참여 확대도 물론이고, 전세계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어 들일만한 신작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내 게임업체들은 해외 게임시장을 의식한 듯 서머 게임 페스트 게임스컴 도쿄 게임쇼 더 게임 어워드 등 주요 행사에 신작을 공개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 덕에 실제 지스타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른바 '철 지난' 작품이되고 만다.
게임업계에 한파가 불어 닥친 탓인지, 인지도 높은 대기업 및 중견 게임업체들이 대거 불참했다. 덕분에 전시장은 특정 대형 게임업체의 부스와 소규모 인디 게임업체의 부스로 나눠 지고, 중간이 없는 양극화 현상이 눈에 띄었다. 볼 만한 신작이 적었던 것은 이유가 있다.
지스타의 독자적 콘텐츠도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주요 부대 행사인 게임 컨퍼런스 '지-콘(G-CON)'은 화려한 연사들의 면면과 멋진 강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세계 3대 게임쇼를 노리고 싶다면 더 참신한 볼 거리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내년 지스타에는 게이머들이 깜짝 놀랄만한, 그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것이 신작이 됐건, 지스타의 독자적 콘텐츠가 됐건 말이다. 솔직히 '뻔한' 게임쇼는 정말 재미가 없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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