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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트럼프, 푸틴과 통화…우크라전 상황 악화 말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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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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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미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요구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당선 확정 이튿날인 지난 7일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푸틴과 통화한 사실이 여러 소식통들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푸틴과 통화한 날은 그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이튿날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푸틴과의 통화에서 전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미국이 유럽에서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와 푸틴은 유럽의 평화라는 목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후속 대화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에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으로 점령한 영토 일부를 우크라이나가 양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도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는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을 압박하는 한편으로 러시아에는 일부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인정해주는 조건으로 종전을 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젤렌스키에 이어 푸틴과 통화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 정부 쪽은 트럼프와 푸틴의 통화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았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7일 엔비시(NBC) 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등 70여개국 정상들과 통화했다며 푸틴과도 “통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젤렌스키와의 통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통화에는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적극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배석한 것으로 나중에 알려졌다. 같은 날 푸틴도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히며 그와의 대화에 “준비됐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적어도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유세 중 귀에 총탄이 스친 뒤 “싸우자”고 외친 것을 거론하며 “그는 용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푸틴과 과거에 잘 지냈다며 그를 “똑똑하고 터프한” 인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번 통화에 대해 아는 한 전직 미국 관리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악화된 상태로 취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쪽에서도 통화 사실을 반영하듯 트럼프 쪽과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이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0일 국영 로시야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모든 것은 거래라고 생각하는 자신은 모두를 평화로 이끄는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적어도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대립이 아니라 평화에 관해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으며, 그가 선거운동 때 한 말을 얼마나 지킬지도 예측이 어렵다. 지켜보자”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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