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전문가 전망
“尹, 조기 방미로 우호관계 구축 중요
3번째 북·미 정상회담 추진할 수도”
카지아니스 “북핵 축소 협상 나설 듯”
빅터 차 “韓 핵무장론 여론 높아질 것”
트럼프 당선인이 강화된 ‘신(新)고립주의’를 내세워 한·미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몫) 재협상 요구 등 한국의 안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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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R스트리트’의 토머스 신킨 정책부장은 8일(현지시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파기하고, 요구 수준을 높이며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킨 부장은 “트럼프는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확실히 한국은 무임승차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변화의 가능성이 큰 부분은 SMA”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미가 서명한 SMA(2026∼2030년 적용)는 행정부 합의여서 미국 대통령이 새로 들어와 파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를 개인화하고 세계 지도자들과 개인적인 관계에 큰 가치를 둔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킨 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그를 만나 자신이 이끄는 한국은 문재인정부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확신시키는 것이 현명하다”며 “트럼프-문재인 정부 때 한·미 간에 많은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문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9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외국 원수와 개인적으로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면 그 나라와 관계도 양호하다고 믿는다”며 “이는 현실과 다르다”고 꼬집었다.
토머스 신킨(왼쪽), 해리 카지아니스. |
트럼프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북핵 문제 등 대북관계에 변화가 일어날지도 주목된다. 신킨 부장은 트럼프 재임 기간 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전망했다. 내셔널인터레스트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안보 담당 선임국장은 이날 기고문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만 미국이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도록 유인하려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덕분에 벌어들이는 외부 자금을 차단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유사 동맹’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이날 “핵무장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전략 전문가들의 의견이 바뀔 경우 정책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초당적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고 발언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해 “한국 내에서 분명히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핵무장론은 이를 통해 안보 불안을 줄이자는 데 있지만, 실제로는 안보 위협을 늘려 더욱 불안정한 환경에 놓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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