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채용 때 타 교수 직인 날인
학교, 해당 교수 직위해제 조치
문체부,‘성추행’ 박근형 교수 감사
계엄 때 학교 폐쇄 등 논란 줄이어
2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북부지검은 지난해 11월 A교수를 공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지난달 한예종에 통보했다. 학교 측은 교육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일단 기소된 A교수의 직위를 해제하고 징계 여부는 재판 결과를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A교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그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국내 최고 예술대학으로 손꼽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최근 잇단 불미스러운 일로 입길에 올랐다. 사진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예종 석관동캠퍼스 전경. 한예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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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교수 사건은 2년 전 국회 국정감사 때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A교수가 공문서를 위조해 강사 공채 심사를 단독으로 진행했다”며 불공정 강사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A교수가 2022년 하반기 강사 공개채용 심사를 단독으로 처리해 강사재임용심사 대상자를 합격시키고 다른 지원자들을 탈락시켰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같은 과 B교수 등의 직인을 무단 날인하고 임의 서명하는 식으로 공문서를 위조한 의심을 받았다. 심사에서 배제된 B교수는 서울 성북경찰서에 A교수를 고소했고, 경찰은 조사 끝에 무혐의로 처리했다. 이후 B교수의 고소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A교수 혐의 내용이 어느 정도 맞는 것으로 조사되자 불구속기소했다.
한예종 관계자는 “일부 학생이 A교수의 직위 해제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는 규정에 따라 처리한 후 재판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연극원에서 안 좋은 일이 잇따라 벌어져 착잡하다”고 했다.
지난해 음주를 곁들인 식사 자리에서 제자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던 연출과 박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까지 받고 있다. 정직 기간(8월21일∼11월20일) 동안 학교에 알리거나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연 등 외부 영리 활동을 한 점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박 교수는 정직 처분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후 학교 내부망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저의 음주와 언행, 잘못된 행동으로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학생 여러분들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드렸다”며 “책임을 통감해 학교를 떠나겠다”고 사직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문체부 감사 대상이 되면서 사직 처리되지 않고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다.
한예종은 지난달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문체부 지시에 따라 출입 통제 및 학생 귀가 조치를 했다가 야당으로부터 ‘비상계엄 동조 세력이냐’는 비판을 받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대진 총장은 “당시 학생들 안전만 생각했는데 계엄에 동조한 조치라는 건 가당치도 않다”며 “문체부가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출입자를 통제하라고 해서 그리했지만 갑작스러운 (귀가) 조치로 불편을 겪은 학생들이 느낀 혼란과 불안에 대해 진심으로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계엄이 발령되면서 (문체부 당직자가 절차에 따라) 모든 소속기관에 ‘출입을 통제하는 게 좋겠다’며 연락하고, 한예종에는 ‘학생들이 남아 있다면 안전을 위해 귀가 조치하는 게 낫겠다’고 전달한 것 같다”며 “장관 지시로 출입 통제를 했다거나 휴교령을 내렸다는 건 엉뚱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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