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KIEP "트럼프, 동맹국 협조 없이 대중 견제 강행 예상"
"中에 피해보는 韓기업 밝히고 관세 인상 요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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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대중국 견제 정책이 한국 기업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국책연구원의 조언이 나왔다.
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중국 규제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일치하지만, 세부적인 전략에선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앤소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투자·연대·경쟁'으로 요약한 바 있다.
'투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반도체와 과학법'과 같은 산업 정책으로 대변할 수 있다.
'연대'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한국·일본과의 안보 협력 강화 등 소다자 협의체 위주 연대 강화를, '경쟁'은 투자와 연대를 바탕으로 수출 통제·투자 규제 강화 등을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미국 이익 보호를 일컫는다.
KIEP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견제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다르지 않으나, 투자·연대의 세부 전략에선 다를 수 있다고 봤다.
우선 트럼프는 관세 부과와 법인세 감축만으로도 미국 내 제조업 투자가 충분히 유치될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반도체와 과학법'과 같이 개별 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IRA 폐기 견해도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소다자 협의체를 통한 가치 연대'를 추구하기보단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일방적 조치에 기댈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 포위망을 좁히는 과정에서 동맹국의 협조를 구하는 단계가 생략될 수 있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중국 전역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확대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적 규제를 다자 규제로 확대하고, 중국의 기술 추격을 막기 위한 세세한 조치를 동반했다.
KIE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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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완수하지 못한 부분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 통제 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때 개별 국가와 협상 없이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드미니미스 0%'(De Minimis 0%) 등 관련 조치를 활용할 우려가 있다.
FDPR이란 미국이 만들지 않았더라도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포함될 때 미국의 수출 허가가 필요한 이차 제재 방식이다. De Minimis는 수출 통제 품목의 가치 중 미국산 품목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미국의 수출 허가가 필요한지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다.
KIEP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견제는 트럼프 1기 및 현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점점 고도화된 수단을 병행해 활용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격화될 대중국 견제 정책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IEP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강경한 대중 견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중국의 기술 탈취, 보조금 등과 관련된 불공정 행위에 피해를 보는 기업이 있음을 밝히고 이에 대한 시정 조치(관세 인상)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KIEP는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간 목표의 충돌로 오히려 중국의 미국 내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분야도 있는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에 대해 고민하도록 독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보조금이라는 당근과 중국과의 협력 차단이라는 채찍을 동시에 활용해 중국산 소재·부품·배터리가 미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만일 친환경차 보조금이 사라진다면 해당 효과도 함께 사라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원했던 방향인지 고민하도록 할 수 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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