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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귀환한 트럼프의 ‘보편 관세’ 선언...韓 수출에 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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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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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공약으로 내세운 ‘보편 관세’가 실행된다면 수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일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 승리 선언으로 자신의 귀환을 알렸다. 내년 1월 20일 취임식을 통해 본격적인 ‘트럼프 2기’를 시작한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은 3선이 불가능해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재임 기간은 4년으로, 연임은 할 수 없다. 집권 1기 때 추진하다 미완에 그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편 관세는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다. 후보 시절부터 모든 국가 수입품에 보편 관세 10~20%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고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지금도 높은 대중 관세 장벽을 더 쌓아 올리고 유럽연합(EU)·캐나다·한국 등 핵심 동맹에도 보편 관세를 매겨 자국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무차별 관세 전쟁이 펼쳐지고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 통상 정책이 강화되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직접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또 관세로 무역에 타격을 받은 국가들을 상대로 하는 수출이 줄어드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중국산 IT 품목에 고율 관세를 매겨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영향을 끼치면, 중국 현지로 반도체 등 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 수출도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한국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은 더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없애고 높은 관세를 예고했다.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폐기하면 미국에 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맞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피해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는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한다면, 한국 수출은 최대 449억 달러(약 62조7648억원) 감소할 수 있다.

미국 정부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주요 적자국이다. 한국은 2021년까지 미국의 14위 무역 적자국이었는데 이후 꾸준히 순위가 올랐다. 올해 1∼8월 기준 8위까지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444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도 9월까지 399억 달러로 연간 기준 최대치 경신이 유력하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적자국인 한국에 무역 압박을 넣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미중 정면충돌 우려도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경쟁 관리, 충돌 방지 기조를 가져갔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공급망 전반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 전략을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의 1~2위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이 정면충돌을 할 경우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중 디커플링이 심화할 때 한국 경제의 후생이 최대 1.37%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경제 정책, 통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외화 수지, 통상에 많은 변화를 예상한다”면서 “현재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했던 것으로 보면 한국의 통상 요건, 수출 요건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 보인다. 기회가 되기도, 위기가 오기도 하는 업종이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좋지 않은 여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보편 관세, 중국 압박,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것은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우리 수출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 것인가는 세밀하게 봐야 한다. 이달 말 경제 전망 발표 때 경상수지 규모, 성장, 수출 증가율에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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