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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케이뱅크 IPO 불발 ‘제4인뱅’에 불똥… “자금능력, 혁신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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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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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토스뱅크에 이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 기준이 다음 달 발표된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실패로 상장을 통한 성장이라는 기존 인터넷은행의 사업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제4 인터넷은행에 대한 ‘회의론’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제4 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컨소시엄의 사업모델이 얼마나 혁신을 불러올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컨소시엄들은 소상공인 특화 금융을 앞다퉈 내세우고 있지만, 은행업을 넘어 상호금융권까지 넓혀 보면 이미 1000조원에 가까운 소상공인 대출이 나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 자금력과 사업모델에 대한 물음표를 해소한 컨소시엄이 나와야 금융 당국도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간판을 내어줄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다음 주 초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은행업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업 경쟁도 평가는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지난 2018년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제안했고, 그 결과 2021년 6월 토스뱅크가 새롭게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만간 경쟁도 평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후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위한 인가 기준을 내놓을 계획이다”라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업 경쟁 촉진을 목적으로 신규 인터넷은행 진입 시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과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을 중점적으로 보겠다며 인가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4 인터넷은행이 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곳은 ▲더존뱅크 ▲소호은행 ▲소소뱅크 ▲유뱅크 ▲AMZ뱅크 등 총 5개 사업자다. 이들은 대형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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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내부. /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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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인터넷은행 탄생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무르익고 있지만, 정작 금융 당국 내부에서는 제4 인터넷은행 인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가 IPO를 철회한 이후 탄탄한 대주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더 크게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 한 관계자는 “KT가 대주주로 있는 케이뱅크마저 IPO를 철회했다”라며 “여러 이유에도 대부분의 인터넷은행이 생각했던 IPO를 통한 자금 모집과 성장이라는 방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라고 했다. 현재 제4 인터넷은행을 위한 컨소시엄의 대부분이 대주주 자금공급 능력을 증명해야 인가의 최소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컨소시엄이 내세운 사업계획도 혁신이 가능할지 당국 일부에서는 의문을 가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에서 미진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특화한 금융을 하겠다는 컨소시엄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정교한 신용평가체계를 구축한 인터넷은행들도 부족한 부분을 컨소시엄이 어떤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풀어갈 수 있을 것인지 증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의 경우 은행권을 넘어 상호금융권 역시 지역 밀착 금융이라는 강점을 통해 1000조원에 가깝게 내어주는 분야다. 결국 컨소시엄은 실물 점포 없이 어떤 혁신으로 상호금융권과도 경쟁해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 내부에서는 은행권 경쟁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권, 영업 구역 등에 대한 의미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영업구역 규제 완화 등 새로운 정책도 함께 살펴볼 시점이다”라고 했다. 금융연구원 역시 “신규 인가 정책만으로는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을 기대만큼 달성할 수 없다”며 “여타 경쟁 촉진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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