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식 이주 방안 실효성 의문
재건축 사업 자체가 지연 가능성도
29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5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주택은 총 13개 단지 1만4000가구 규모에 불과하다. 분당 4개 단지 5900가구, 일산 3개 단지 2300가구, 중동 2개 단지 1900가구, 산본 3개 단지 3400가구, 평촌 1개 단지 500가구다. 해당 영구임대주택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국가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선정되는 선도지구에서 발생하는 이주민 수는 최대 3만9000가구로 추정된다. 2027년부터는 10년간 해마다 2만~3만가구의 이주수요가 발생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방침(안)’을 수립하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을 위한 이주대책으로 신규 유휴부지 개발, 영구임대 재건축 등 순환정비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그러나 “이주대책으로서의 ‘영구임대 재건축’과 관련해 적절성 및 실효성 측면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대책으로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이 기존 영구임대주택 입주자들의 주거안정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영구임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영구 또는 최장 50년까지 장기간 거주하게 한 임대주택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타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높다.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하려면 기존 거주자들의 거처를 우선 이전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현재까지 영구임대주택 입주민 이주대책과 관련한 어떠한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예정처는 “영구임대주택 재건축 과정에서 기입주자들의 주거이전이 급박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동일 생활권 내에 대체주택을 마련하고 이주하는 과정에서 기입주자들의 주거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구임대주택 재건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렇게 되면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예정처는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은 입주자들이 소유자가 아니므로 주거이전 유인이 크지 않고, 기존 주택 대비 동일 생활권 내에서 양질의 대체주택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비협조적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 있는 수단인지, 오히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없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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