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4 (목)

美 백악관도 “北 3000명 러 동부로… 전쟁 투입땐 정당한 표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실제 배치되면 사망당하거나 부상당할 것”

조선일보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이 또 공개됐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 텔레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했다며 북한 군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과 싸울 가능성이 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들에게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지난해 10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북한이 최소 3000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병사들은 북한 원산 지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배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후 이들 병사들은 러시아 동부에 있는 여러 러시아 군 훈련장으로 이동해 현재 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관련 방송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이 병사들이 러시아 군과 함께 전투에 투입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훈련을 마친 후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여 우크라이나 군과 전투를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분명한 우려 사항”이라고 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북한 파병을 인정하면서도 그 성격에 대해선 불분명하다고 했는데 실제 북한 군인이 전장에 투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 것이다. 다만 백악관은 이날 북한군이 실제 싸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근거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간 북한군 파병을 확인하지 않던 미국이 이를 확인함에 따라 러시아의 침공 중단을 촉구하던 미국의 추후 대응이 주목된다. 커비는 미국의 대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올바른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다만) 오늘은 구체적인 옵션을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커비는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브리핑했으며, 극적인 움직임의 의미와 대응 방법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분명한 건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된다면, 러시아가 점점 더 절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매일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실제로 북한에 인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크렘린궁 입장에서는 강함이 아닌 약함의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의 북한군과의 협력은 무기 조달을 금지하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고 했다.

커비는 “실제 우크라이나에 맞서 싸우기 위해 (북한군이 전장에) 배치된다면 그들은 분명히 ‘정당한 목표물(fair game)’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 군대를 방어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군을 방어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될 경우 북한군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할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에서 무엇을 받게 되는지 모른다면서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언어 장벽과 지휘통제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커비는 “한반도의 안정과 안보를 원한다는 중국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소통할 예정이다. 가능한 한 우리의 관점을 공유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북러 밀착을 두고 불편해 할 중국의 ‘역할론’을 기대해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는 한국이 북한 파병을 공식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침묵을 지킨 데 대해선 “오늘 (백악관이) 발한 것과 한국 정보당국이 발표한 것,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발표한 것 사이에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동맹국과 북한과 관련한 정보에 대해) 계속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