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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중국 MZ는 38만원짜리 ‘맥도날드 웨딩’…햄버거·콜라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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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의 한 맥도날드 매장. 게티이미지뱅크


맥너겟으로 만든 웨딩부케를 들고, 훠궈집 직원들이 불러주는 노래에 맞춰 결혼식을 올린다면 어떨까?



최근 중국 청년들이 호화로운 결혼식 대신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와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체인점 하이디라오에서 저렴하면서도 유쾌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렇게 아낀 예식 비용은 신혼여행이나 신혼집 리모델링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사치스럽고 복잡한 결혼식 관습에서 벗어나 보다 단순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 더 이상 값비싼 술로 끝없이 건배를 하지 않아도 되고, 고급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고액의 보증금을 낼 필요도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맥도날드는 신혼부부에게 맥너겟으로 만든 웨딩부케를 제공하고 하이디라오의 경우 직원들이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매체는 최근 결혼한 두 부부의 사례를 전했다. 중국 광둥성 출신인 샤오예지는 최근 20여명의 하객을 초청해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20여명은 중국 전통 결혼식 규모에 견줘 매우 적은 편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샤오예지는 학교에 다닐 때 남편과 맥도날드에서 데이트하곤 했다고 한다.



샤오예지는 “결혼식 당일 하객들은 와인 대신 콜라로 건배했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푸짐하게 먹었다. 처음 보는 손님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기도 했다”며 “정말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결혼식 비용은 식사비 800위안(15만원)을 포함해 2000위안(38만원)가량 들었다.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 아낀 비용은 10만위안(1900만원). 샤오예지는 그리스 에게해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데 이 돈을 쓰기로 했다.



한겨레

중국 상하이의 하이디라오 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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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 사는 리멍멍의 경우 결혼식 장소로 하이디라오를 골랐다. 그는 “훠궈 맛이 두 가지라 손님들의 다양한 입맛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하객 가운데 한 명은 ‘청첩장이 무료 훠궈 식사권’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리멍멍은 “화려한 결혼식이 인상적일 순 있겠지만 힘들게 번 돈을 단 하루 관심의 중심이 되는 데 쓰기보다는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데 쓰는 것을 더 선호한다”며 아낀 예식 비용은 신혼집 리모델링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많은 누리꾼들이 새로운 결혼식 문화를 강하게 지지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한 누리꾼은 “맥도날드에 갈 때마다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기분일 것”이라고 적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젊은 세대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결혼식”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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