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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DSR 조이고, 금리 오르고…가계대출 증가세 큰 폭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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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일 서울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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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죄기 정책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불안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20일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 등 5대 은행 자료를 보면,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4조6761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997억원 늘었다. 이는 최근 수개월 동안 이어진 주담대 급증세가 큰 폭으로 둔화한 것이다. 지난 8월과 9월엔 각각 약 9조원, 6조원씩 불어난 바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달 중 주담대 증가 폭이 1조원을 밑돌 게 확실시된다.



주택구입용 주담대 신규취급액이 크게 줄었다. 이달 17일 현재 이달 중 5대 은행의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약 3조9천억원으로, 일평균(영업일 기준) 신규취급액은 3874억원이다. 지난달(5782억원)보다 2천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 7월과 8월 일평균 신규취급액은 각각 4695억원, 5331억원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잔액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 지난 17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31조6892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722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10월 말 가계대출 잔액 증가 폭은 1조4천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 달 동안의 증가폭(약 5조6천억원)의 25% 수준이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성장이 크게 둔화한 데는 제도적 요인과 시장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은행권이 지난 8월부터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지난달 1일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디에스알(DSR)이 시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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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대출금리 상승도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11일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가 줄곧 오름세다. 구체적으로 은행채(5년물·AAA등급) 금리는 이달 평균 연 3.27%로, 지난달 평균 연 3.22%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전에 선반영돼 낮게 형성된 시장금리가 되돌림 현상을 보이며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이외에도 여름께 불붙었던 수도권 아파트값 불안이 점차 잦아들고 있는 점도 가계대출 추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앞으로도 좀더 대출에 신중한 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 예로 아이엠(iM)뱅크(옛 대구은행)는 지난 15일 주담대 가산금리를 0.16%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을 포함해 세 번째 금리 인상이다. 보험사도 풍선효과를 경계하며 주담대를 제한하고 있다. 지난 17일 엔에이치농협손해보험은 주담대 대출 한도 소진으로 접수를 중단했다.



임형준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8월부터 시작된 5대 은행의 자율적 관리 노력과 9월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디에스알 규제에 따라 주담대가 둔화하는 흐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다음달 27일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입주 등이 남아있고, 금리 인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에 관해 마음을 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은 10월 들어 기업공개(IPO)가 늘어나면서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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