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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사설] 윤-한 회동, ‘김건희의 나라냐’ 성난 민심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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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10월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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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1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윤석열 정부의 최대 리스크가 된 김건희 여사 논란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번 만남이 정권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실은 18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21일 오후 차담 형식으로 만난다고 공지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아닌,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형식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전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각종 의혹 규명 협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 사안을 제시했다. 10·16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결과를 “쇄신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규정했고, 선거 직전엔 대통령실의 ‘김 여사 라인’ 문제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김 여사 논란을 방치했다간 당정이 공멸한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대통령실의 어설픈 해명으로 봉합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지 오래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최근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언급한 김 여사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메시지 캡처본이) 한 2천장 된다. 최고 중요한 것만 까도 200장 넘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하야·탄핵’ 등 노골적 협박까지 일삼는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의 대응은 무력하기만 하니, 국민의 의구심은 날로 커져간다.



여기에 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등은 김 여사를 위한 국가기관으로 전락했다. 전날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에게 불리한 근거는 의도적으로 무시됐다. 지난 2일엔 전 국민에게 공개된 명품 백 수수 의혹도 불기소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의혹을 감사하면서, 김 여사 개입 의혹은 다루지도 않았다. 권익위는 명품 백 사건을 우격다짐으로 종결 처리했다. 만인 앞에 공정해야 할 국가권력이 ‘법 위의 김건희’를 공표한 셈이다.



21일 만남의 성과를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아왔다. 앞서 ‘김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비선은 없다”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민심의 분노가 임계치에 이른 상황에서 이런 식의 대응은 더 큰 역풍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가시적 조처만이 김 여사 ‘수렁’에서 벗어나 정국을 정상화할 수 있다. 이번 만남이 그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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