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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비은행권 가계대출 1조 증가 ‘풍선효과’...2금융권 긴급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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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치않다고 판단해 금융협회들과 개별 회사들을 긴급 소집한다. 서울시내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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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이자 비은행권으로 가계부채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금융당국은 비은행권 금융협회들과 개별 회사들을 긴급 소집한다.

1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 상호금융,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 금융사·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회의를 연다.

금융위가 지난 11일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을 불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한 지 나흘 만에 2금융권을 별도 소집하는 것이다. 이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시작되면서 2금융권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리면 금융당국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속도 조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금융위는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효과가 나타나고, 은행권에서도 자율적인 가계부채 관리노력을 강화하면서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월 중 5조2000억원 증가했다. 8월에 9조7000억원 늘었던 것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조9000억원 늘어 전월(+8조5000억원) 대비 상승 폭이 줄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줄었다.

금융위는 “은행권 주담대 관리 강화에 따라 신용대출이나 타 업권으로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타 대출이나 제2금융권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금융권은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조원을 넘어서는지는 ‘풍선 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이상 불어나는 건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2022년 10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8월 5000억원 증가로 전환했고, 지난달에는 다시 5000억원 줄었다.

이번 2금융권 회의에는 금융협회를 비롯해 새마을금고, 농협중앙회,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개별 금융회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가계대출이 2000억원 늘면서 증가 전환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몰린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권과 고객군이 겹치는 상호금융권의 경우, DSR 한도가 50%로 1금융권에 비해 여유가 있어 은행권에서 대출이 막힌 수요자들이 몰릴 여지가 있다.

보험업권은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3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4000억원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서 2금융권으로 대출 이동이 본격화할 경우 추가 대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0%인 2금융권 DSR 한도를 1금융권(40%)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2금융권이 대출을 급격히 줄이면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일관되고 확고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가계부채 증가 양상과 추이를 봐가며 그에 맞는 추가 대책을 적기에, 그리고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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