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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심화하는 식료품 유통 시장에서 기업이 당면한 문제는 수익성이다. 식료품 유통 업체 성과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온라인 사업 확장이 꼽힌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팬데믹 기간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확대를 견인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소비자는 쉽게 매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어 유통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온라인 사업에 투자하지만, 이익이 줄고 급기야 마이너스 실적을 내놓기도 한다. 온라인 식료품 쇼핑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의 고민은 커진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마샬 피셔(Marshall Fisher)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온라인 식료품 유통 사업에서 제품을 물류센터에서 고객으로 전달하는 노동력은 고객이 매장에서 선택하고 계산하는 전통 방식보다 125% 많이 소요된다. 제품이 공급 업체에서 물류센터로 이동한 후 물류센터에서 보관, 포장, 배송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이 이뤄지고 교환, 반품 등 추가 과정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노동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연구팀이 2022년부터 2년간 10개국 15개 식료품 유통 업체 임원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원 채용과 유지의 어려움, 급여 상승으로 인한 부담 증가는 국가와 상관없이 공통으로 나타난 문제로 분석됐다.
피셔 교수가 식료품 유통 업체에 제안하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전통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강화하는 것으로, 트레이더 조(Trader Joe‘s)가 대표적인 사례다. 트레이더 조는 온라인으로 어떤 제품도 판매하지 않고, 커브사이드 픽업이나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인스타카트와 같은 제3자 배달 업체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다. 대신 매장 환경과 상품 구색을 발견의 즐거움으로 가득 차도록 준비하고 최고의 직원들이 방문객에게 최고의 쇼핑 경험을 전달하도록 한다. 온라인 구매가 불가능해 떠난 고객도 있지만, 대세와 상관없이 고유의 원칙을 고수한 트레이더 조는 대체 불가능한 특별한 존재가 됐다.
두 번째는 온라인 사업의 부가적 비용을 고객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구매 시 배송비는 고객이 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제품 픽업이나 배송 준비에 드는 추가 비용은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품 가격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구매에서 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셔 교수는 온라인 쇼핑의 추가 비용이 포함된 제품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는 소비자를 핵심 고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격을 조정하면 온라인 채널 운영 비용이 줄 뿐 아니라 고객 일부를 매장으로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은 온라인 사업 전략의 지속적인 개선이다. 월마트는 택배 배송보다 집 근처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수령하고 싶은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픽업 서비스 가능 매장을 대폭 확장 중이다. 또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온라인 인기 품목의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형 물류센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식료품 구매는 소비의 필수 영역인 만큼 소비자의 일상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천편일률적인 가격, 속도 경쟁에 매몰되기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며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0호 (2024.10.16~2024.10.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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